호르무즈 불확실성 장기화…SK·포스코 해외 자원개발 가치 부각
SK, 호주 바로사서 LNG 연 130만t 확보
중국·베트남·호주 생산자산 확대…공급망 대응 수단으로 주목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직접 확보한 원유·천연가스 생산자산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의 물동량 회복이 제한된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각각 호주·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가스전·유전 개발과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된 LNG는 약 1120억㎥로 글로벌 LNG 교역량의 19%를 차지했다. 올해 3월 중동 분쟁 이후 해협 운항 차질이 발생하면서 LNG 공급이 줄었고, 이후에도 물동량은 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동 공급망 불안은 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부담이다. S&P 글로벌 에너지 CER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LNG 수입량은 4803만t으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LNG의 대부분이 아시아로 향하는 만큼 해협 운항 차질이 장기화할수록 현물가격과 조달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 E&S가 올해 생산을 시작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은 공급선 다변화 사례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E&S는 바로사에서 향후 20년 동안 매년 약 130만t씩 총 2600만t의 LNG를 확보한다. 연간 물량은 지난해 한국 전체 LNG 수입량의 약 3% 수준이다. 지난 2월 바로사에서 생산한 첫 LNG가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입항했다.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콘덴세이트도 국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달에 바로사산 콘덴세이트 30만배럴이 인천 북항에 처음 입항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향후 바로사에서 연간 약 11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확보해 SK인천석유화학의 나프타와 석유·석유화학제품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사업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SK어스온은 중국 17/03 광구에서 운영권자로 탐사와 개발을 거쳐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5-1 광구 생산사업과 16-2·15-1/05·15-2/17 광구 등의 개발·탐사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15-1/05 광구에서 올해 4·4분기 원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도 해외 천연가스 생산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해상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2년 인수한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통해 호주 동부에서도 가스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신규 가스전 탐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외 생산광구를 확보했다고 해서 생산물 전량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광구별 계약 구조와 판매처에 따라 현지 또는 제3국으로 판매될 수 있다. 그럼에도 생산지분과 장기계약을 확보하면 특정 지역이나 단기 현물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급등기에 조달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와 같은 주요 수송로의 차질이 반복되면 단순히 현물시장에서 물량을 사오는 방식만으로는 가격과 공급 위험을 동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해외 생산광구와 장기계약을 함께 확보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