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자인 전략 전환..."미니멀리즘 넘어 사람 중심으로"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미니멀리즘 중심의 기존 제품 디자인에서 벗어나 기능과 개성, 소비자 취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전략을 전환한다. 제품별 역할과 이용자 경험에 맞춰 형태와 색상, 소재 등을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CDO(최고디자인책임자) 사장은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2026'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전략인 '익스프레시브 디자인(Expressive Design)'을 소개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그동안 업계 디자인은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일한 미학에 머물러왔다"며 "소비자들은 이제 전자제품에서도 다양성과 개인의 정체성 표현, 삶과의 의미 있는 연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스프레시브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시각적 독창성과 감성적 효과까지 함께 고려한 인간 중심의 디자인 전략이다. 웰빙과 관련된 제품에는 따뜻하고 포용적인 색상을, 창의적 활동을 돕는 제품에는 보다 대담한 색상을 적용하는 식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지금이 디자인의 변곡점일 수 있다"며 "삼성이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고 이 변곡점을 주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새 디자인 전략은 2026년형 프리미엄 OLED TV 'SH95' 등에 우선 적용됐다. SH95는 OLED 패널의 얇은 특성을 살린 '플로트 레이어 디자인'을 적용해 화면이 공간에 떠 있는 듯한 형태를 구현했다. 커스텀 베젤을 통해 공간이나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제품의 인상을 바꿀 수도 있다.
포르치니 사장은 SH95에 대해 "삼성의 전체 제품 카테고리를 바꿀 수 있는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익스프레시브 디자인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르치니 사장은 이날 갤럭시 Z폴드 8의 흥행 배경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출시한 최초 기업으로, 이 점이 삼성전자의 혁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갤럭시 Z폴드 8은 스마트폰을 닫았을 때나 켰을 때 모두 이점이 있으며, 컴팩트한 크기의 밸런스가 이용자의 경험에 잘 들어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사 차원에서 강화하고 있는 B2B(기업간거래) 사업의 디자인 전략에 대해서는 "기능·사업뿐 아니라 경험을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기술을 설파한다"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 사업 중 하나인 로봇 부문의 디자인 컨셉에 대해서는 "산업의 니즈를 이해하고 이성적·감성적 욕구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제품들이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14팀의 한국 아티스트가 삼성전자의 TV와 냉장고, 세탁기, 스마트폰 등을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공개됐다. 일부 작품은 인간의 창작 과정에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완성됐다. 삼성전자는 AI를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감정과 상상력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