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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바이오헬스 플랫폼으로 도약 필요… 장기적 지원 절실" [K바이오 신약 개발 선봉장 '연구중심병원' (下)]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박정선 연구중심병원지원단 단장
논문·특허 등 개별 결과 평가 지적
기술이전~창업 잇는 기반 갖춰야
정부 지원이 투자 이끌어낼 마중물

사진=강중모 기자
사진=강중모 기자

연구중심병원이 지난 10여년간 병원의 역할을 진료에서 연구개발(R&D)과 산업화까지 넓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이를 지속 가능한 국가 바이오헬스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한 '다음 10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단기 성과 중심의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간 연구 기반을 축적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만난 박정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지원단 단장은 연구중심병원의 특징을 '컨테이너와 콘텐츠'에 비유했다. 시설·인력·장비·네트워크 등 연구 기반을 만들고, 그 안에 연구비를 투입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박 단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정책과 제도, 연구비 지원이 결합된 사업"이라며 "시설·인력·장비·네트워크라는 '컨테이너'와 그 안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결합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중심병원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일반 R&D와 달리 장기간 연구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단장은 대형 사업의 경우 8년 이상 지원하는 구조를 예로 들며 연구중심병원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은 장기적인 R&D 지원과 제도가 결합된 사업인 만큼 앞으로 10년을 내다본 안정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중심병원의 또 다른 과제는 병원이 보유한 연구 역량을 실제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로 연결하는 것이다.

김철호 연구중심병원협의회장(아주대학교의료원 연구원장/사진)은 "연구중심병원은 신약 하나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신약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하나의 성과가 아니라 10개, 100개의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병원이 바이오헬스 R&D의 '오거나이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이 기초연구부터 비임상, 의약품 개발·생산(CMC), 임상,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시설과 기능을 직접 갖출 필요는 없지만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각 주체를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를 '활주로'에 비유했다. 연구자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비임상과 임상, 기술이전과 창업까지 전 주기를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병원이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국내에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과 의료진, 풍부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 우수한 연구인력이 이미 존재한다"며 "연구중심병원은 이 같은 내재 역량을 기업과 연결해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로 전환하는 접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R&D 지원 역시 단순한 연구비가 아니라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봐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에 들어가는 연구비는 단순한 연구비가 아니라 마중물"이라며 "병원이 자체 자금을 매칭하고 기업의 투자까지 끌어오면서 실제 연구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중심병원의 성과를 논문이나 특허 등 개별 결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연구자를 모아 임상과 연구를 연결한 뒤 기술이전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기반 자체가 중요한 성과라는 것이다. 김 회장이 연구중심병원의 거버넌스 구축을 "간척지에 땅바닥을 다지는 것"에 비유한 이유다.

김 회장은 "진료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진료를 넘어 의료·바이오헬스 분야의 병원 중심 R&D가 산업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은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국가적 플랫폼"이라며 "단기 성과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최소 10년을 내다보는 안정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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