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美에 수백억달러 투자 중인데… 삼전닉스 "파장 예의주시"
러트닉 美상무 '표적 관세' 파장
작년 8월 때보다 압박 수위 높여
메모리 반도체공장 증설 등 유도
업계 "추이 지켜보며 대응할 것"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관세를 면제하거나 깎아주는 '반도체 표적 관세'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반도체 관세 감면과 직접 연계하겠다는 의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대미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출연해 "미국에서 제조시설을 지으면 (반도체) 관세 감면 혜택을 줄 것이고, 짓지 않는다면 세계 최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하고 이행하는 기업에 반도체 관세를 보류하겠다"는 발언과 비교하면 한층 강도가 세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붐의 수혜를 입은 한국과 대만 기업들을 향해 미국 내에 추가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소 170억달러를 들여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기존 오스틴 공장과 연구개발 시설 등을 포함한 텍사스 지역의 향후 투자 계획은 370억달러를 넘는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한 첨단 웨이퍼를 인디애나로 가져가 패키징과 검사를 거친 뒤 '미국산' 제품으로 현지 고객에게 공급하는 구조다. 2029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AI 수요 급증에 따라 돈을 벌고 있는 것은 AI 반도체로, 미국은 자국 내 생산공장이 있는 것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면서 "다만 미국이 원하는 것이 최신 기술 메모리 반도체 공장인데, 한국의 국가적 관점에서는 전략 기술이라 섣불리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업 입장에선 AI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미국 빅테크 수요를 생각하면 수익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기술 유출 우려가 있거나 국가 경쟁력에 직결될 수 있다면 정부와 협의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표적 관세 부과 방침이 트럼프 행정부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아서 파악하기 어렵지만,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발언이라 미국 정부 정책의 방향이나 기조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업계 차원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향후에 진전된 발언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