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도 토큰화…내년 사모 MMF·사채부터 단계적 추진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 2월 시행되는 토큰증권 관련 개정법에 맞춰 펀드와 채권·주식·조각투자 등의 토큰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혁신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기 위해 조각투자 중심으로 논의돼 온 토큰화 대상을 기존 금융상품으로 넓히는 한편 투자자 보호와 유통체계도 정비한다.
금융위원회는 4일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서울사무소에서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지난 3월과 5월 열린 1·2차 회의에서 논의한 인프라·발행·유통 부문의 핵심 과제를 종합한 결과다.
토큰증권은 통상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에 기재돼 발행·유통되는 증권을 말한다. 지난 2월 전자증권법 개정을 통해 '분산원장등록주식등'이라는 명칭으로 제도화됐으며 개정법은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사모 MMF·사채부터 단계적 토큰화
금융위는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의 모든 기능을 토큰증권 시스템에 한꺼번에 구현하면 개발 부담이 크고 발행·유통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보고 3단계 로드맵을 마련했다.
1단계에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의 토큰화를 우선 추진한다. 주식은 비상장주식을 신탁하는 방식으로 토큰화하고 조각투자는 공모 조각투자증권의 토큰화를 허용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시장 수요를 점검하면서 공모증권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까지 토큰화 인프라를 확대·개편한다.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온체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 2·3단계 이행 시점은 시장 참여자의 기술혁신 속도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참고해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주식 토큰화 모델을 검증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조각투자 기초자산 확대…투자자 보호 병행
조각투자 활성화를 위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모범규준도 마련했다. 동일한 종류의 자산을 대상으로 집합화 목적과 기준이 명확하고 부실자산을 포함하지 않는 등의 요건을 갖추면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조각투자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다.
장래매출채권처럼 불확실한 사건과 연계된 자산도 안정적인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용보완 등 강화된 투자자 보호조치를 갖추면 조각투자 대상으로 허용한다.
공모 시 1인당 청약한도는 기초자산의 성격과 규모 등을 고려해 정하되 '3000만원과 발행금액의 5% 중 작은 금액'을 표준 예시로 제시했다. 일반투자자 배정과 균등배정의 최소 비율을 내규에 미리 정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추가 인가 없이 취급…장외거래 한도 1억원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의 인가체계는 만들지 않는다. 기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나 장외거래소는 인가받은 업무 범위에서 추가 인가 없이 토큰증권을 취급할 수 있다. 다만 장외거래소가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하려면 금융감독원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채권 유통시장 변화에 대비해 채무증권 장외거래소 인가단위도 신설한다. 일반투자자의 거래한도는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액 1억원으로 설정한다.
금융회사가 아닌 증권 발행인이 투자자의 증권계좌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자기자본 40억원과 계좌관리·내부통제·전산 전문인력 등을 갖춰야 한다.
정책방향 가운데 토큰증권 발행이 허용되는 증권의 범위와 장외거래소 인가단위·거래한도·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요건 등은 이달 말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하위법규 개정안에 담겨 입법예고된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모범규준은 현행 전자증권 형태의 조각투자에도 즉시 적용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토큰증권을 조각투자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며 "전략적·단계적 접근을 통해 주식과 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도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