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넘어 AI 모델 유통망까지…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8조원에 품어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모델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약 18조원)에 인수한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이어 AI 모델의 핵심 유통망까지 품으면서 AI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3일(현지시간)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쳐 2027년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다. 종전 최대였던 2020년 네트워크 기술기업 멜라녹스 인수액 69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멜라녹스 인수가 엔비디아를 반도체 업체에서 데이터센터 전체 인프라 공급업체로 확장시키는 발판이었다면 이번에는 AI 모델 생태계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허깅페이스는 AI 업계의 핵심 플랫폼이다. 약 300만개의 AI 모델과 50만개의 데이터세트, 100만개의 AI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개발자 1800만명 이상과 20만개 이상의 기업이 이용한다.
특히 허깅페이스는 이용자가 모델을 내려받아 수정하고 자체 하드웨어에서 구동할 수 있는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의 대표 플랫폼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 웨이트는 스타트업과 기업, 대학, 공공기관이 모든 모델을 처음부터 훈련하거나 최첨단 모델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첨단 AI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오픈 AI 생태계 확대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반도체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인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상황에서 오픈 모델을 사용하는 스타트업과 기업이 늘어날수록 엔비디아는 소수 대형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기반을 넓힐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AI 생태계 전반에 수 천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대출 지원, 금융 보증을 약속했다. 오픈 모델 개발업체 리플렉션 AI뿐 아니라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 AI 인프라 업체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AI 모델과 이를 구동하는 인프라를 키워 자사 GPU 수요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다만 허깅페이스 인수로 엔비디아가 AI 모델의 핵심 유통망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경쟁당국의 심사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인수 이후에도 허깅페이스를 "전체 AI 생태계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유지하고 개발자들이 모델과 클라우드, 반도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깅페이스는 지난해 말 특정 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엔비디아의 5억달러 투자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70억달러였다. 불과 1년 만에 엔비디아가 그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해 회사 전체를 품게 된 셈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