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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문, 저장 없이 인증한다 '정보유출 해소'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POSTECH 제공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문 저장없이 인증이 가능한 생체인증 기술이 개발됐다. 정보유출과 같은 보안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이석호 박사, 통합과정 오범석 씨 연구팀이 지문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지 않고도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생체인증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Nature Sensors’에 게재됐다.

POSTECH에 따르면 스마트폰 잠금 해제부터 금융거래, 출입 보안까지 쓰이는 지문은 비밀번호와 달리 한 번 유출되면 바꾸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기존 생체인증 시스템은 지문을 읽어 디지털 데이터로 만든 뒤, 미리 저장해 둔 지문 정보와 비교해 사용자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지문 정보를 더 안전하게 저장하는 방법’이 아니라, ‘지문을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고 비교하는 과정 자체를 없애는 방법’으로 풀었다. 지문을 컴퓨터가 분석하도록 넘기는 대신, 초음파가 지문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인증에 필요한 계산을 끝내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메타표면 구동 루프-회절 신경망(loop-diffractive neural network, loop-DNN)’이라는 구조를 제안했다. 메타표면은 초음파의 방향과 세기, 위상 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인공 구조물로, 이번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신경망의 뉴런처럼 작동한다.
연구팀은 메타표면을 통과한 초음파가 지문에 따라 서로 다른 위치에 모이도록 설계했다. 등록된 지문이 들어오면 초음파가 ‘등록’ 영역에 집중되고, 다른 지문이 들어오면 ‘비등록’ 영역에 집중된다. 지문 이미지를 복원하거나 특징점을 추출하는 별도의 디지털 연산도 필요하지 않다. 특히 연구팀은 초음파 위상과 진폭, 스위치 상태를 동시에 조절해 하나의 메타표면으로 지문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4명의 지문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총 192개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 97.92%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또 국제 지문인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추가 분석에서는 단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최대 99.75%의 수치 정확도를 확인했다. 메타표면의 설계 자유도가 높아질수록 인식 성능이 향상되는 경향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인증의 방식을 ‘저장하고 비교하는 기술’에서 ‘물리적으로 계산하고 판별하는 기술’로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지문 정보를 별도로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생체정보 유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금융·의료·국방과 같이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생체인증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실제 제품에 적용하려면 40 kHz 수준인 현재의 실험 구조를 산업용 센서에 맞는 MHz 대역으로 소형화하고, 여러 사용자를 등록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연구팀은 향후 다층 메타표면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더 빠른 알고리즘이나 더 강한 암호화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생체인증의 출발점 자체를 바꾼 시도”라며, “생체정보를 저장하지 않는 만큼 해킹으로 인한 지문정보 유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인증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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