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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옥 1200채 무너질 때 왜 저 집만?"…네팔 휩쓴 대홍수 버텨낸 뜻밖의 비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네팔 대홍수로 주변 건물들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를 버텨낸 초록색 집 한 채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사진=엑스(X·옛 트위터)
네팔 대홍수로 주변 건물들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를 버텨낸 초록색 집 한 채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사진=엑스(X·옛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마을 전체를 집어삼킨 기록적인 대홍수 속에서 가옥 1200여 채가 흔적도 없이 쓸려 내려가는 동안, 홀로 거센 급류를 버텨내며 일가족의 목숨을 구한 네팔의 한 주택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의 둥게 바자르 일대에 빙하 붕괴와 폭우로 인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트리슐리강이 범람하면서 토사와 암석을 머금은 급류가 시장과 마을을 덮쳤고, 이 지역에서만 가옥 1200여 채가 완전히 무너지는 등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초토화된 수해 현장 한가운데서 유독 원형을 유지한 채 버텨낸 건물이 있었다. 바로 퍄쿠렐 가족의 '초록색 주택'이다.

홍수가 덮칠 당시 집안에는 집주인 프라카시 판데이 퍄쿠렐 부부와 딸, 부모, 이웃 주민 등 총 6명이 머물고 있었다. 황급히 가족을 피신시키려던 퍄쿠렐 부부는 순식간에 차오른 급류 탓에 탈출로가 막히자 가족들과 함께 3층 발코니와 옥상으로 몸을 피했다. 거친 흙탕물이 양옆의 이웃 건물들을 차례로 집어삼키는 참상을 지켜보며 이들은 공포 속에서 1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렸다.

아내 락스미는 외신을 통해 "살아남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며 "학교에 간 아들을 남겨두고 죽는다면 다 같이 함께 죽자며 서로를 붙잡았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후 수위가 다소 낮아지자 이웃 주민들과 구조대가 금속 파이프와 밧줄로 임시 통로를 만들어 일가족 6명을 전원 무사히 구조했다.

건물에 갇힌 가족의 구조 대기 모습과 주변 건물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초록색 집 홀로 급류를 견디는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며 조회수 2000만 회를 돌파했다. 누리꾼들은 이 건물에 '기적의 초록집'이라는 별명을 붙였으며, 구글 지도에는 해당 위치가 '홍수에도 끄떡없는 집(Flood Proof House)'이라는 랜드마크로 등록돼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홍수가 물러간 뒤 확인된 주택의 1·2층은 기둥을 제외한 벽체 대부분이 부서졌지만, 건물 전체의 기본 골조는 온전히 살아남았다. 3층 발코니의 세탁기와 지붕 위의 물탱크, 태양열 온수기 등도 원래 형태를 유지했다.

이 건물이 재앙적 수압을 견뎌낸 비결로는 철저한 기초 시공이 지목된다. 집주인의 아버지 차트라 바하두르 퍄쿠렐(67)은 "1995년 식료품점을 열기 위해 1층을 지은 뒤 점차 증축했다"며 "강가와 인접한 위치 탓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기둥을 암반 깊숙이 뚫어 철근콘크리트로 단단히 고정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기둥과 보, 기초가 일체화된 견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거센 물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킨 데다, 물길을 양옆으로 흘려보낸 유선형 배치와 상류의 능선 지형이 물살을 일부 완화해 준 복합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비록 가재도구와 중요 서류 등 재산 대부분을 잃고 현재 수도 카트만두의 친척 집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지만, 가족들은 생환에 감사하며 재건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집주인 프라카시는 "가족 모두가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상황이 정리되면 홍수를 버텨낸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삶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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