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0㎞ 자전거와 마주친 40대…평범한 산책길의 비극[사건실화]
남산 남측순환로 내리막서 길 건너던 보행자 충격
사고 6일 숨져…法 금고형 집행유예 선고
[파이낸셜뉴스] 남산 남측순환로 내리막길에는 제한속도 시속 20㎞ 표지가 세워져 있었다. 길은 곡선으로 이어졌고, 주변을 오가는 보행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길을 내려오던 로드 자전거의 속도는 시속 약 40㎞였다.
A씨(32)는 지난해 5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남산 남측순환로를 자전거로 달리고 있었다. 남산타워 방면에서 남산도서관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당시 A씨는 제한속도의 두 배 수준인 시속 약 40㎞로 내리막 구간을 지나고 있었다.
잠시 뒤 사고가 났다. A씨 진행 방향 도로를 횡단하려던 B씨(40)가 자전거와 부딪혔다. A씨의 자전거 앞부분이 B씨의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엿새 뒤인 같은 달 24일 끝내 숨졌다.
사고 직후 수사는 교통사고 사건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피해자가 숨지면서 혐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로 정리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들이 제출됐다. 112신고사건처리표와 A씨 자전거 블랙박스 영상, 남산 남측순환로 폐쇄회로(CC)TV 영상, 교통사고 실황조사서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서도 제출됐다. 증거목록에는 A씨가 제한속도를 지켰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은 A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과실로 피해자를 숨지게 했다고 봤다. 사고 장소가 제한속도 20㎞의 곡선 내리막길이고 보행자 통행이 잦은 곳이었다는 점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단독 (양은상 판사)은 지난 7월 2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제한속도를 초과해 자전거를 운전한 점을 고려했다. 판결문은 자전거 운전자에게도 속도를 줄이고 전방과 좌우를 살피며 조향·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해 사고를 막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봤다.
사건은 형사조정 절차에 회부됐지만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피해자 유족인 배우자와 합의했다.
다만 양형에서는 여러 사정이 함께 고려됐다. A씨가 초범이고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사고 발생과 관련해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점이 참작됐다. 피해자 유족인 배우자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도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됐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