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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접대 혐의' 지귀연 측 "잠시 참석, 공수처 '동일인' 해석 법률문언 벗어나" (종합2보)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공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공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뉴시스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룸살롱에서 접대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기소에 대해 "무리한 사실 인정 및 법률 적용"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지 판사 측은 특히 공수처가 서울 강남 룸살롱에서 4~5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판단한 데 대해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이석했다"고 맞섰다. 향응 비용을 나눠 낸 두 변호사를 청탁금지법상 하나의 '동일인'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공수처와 지 부장판사 측의 법리 공방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지 부장판사의 변호인인 김형석 법무법인 SP 변호사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의뢰인(지 부장판사)은 두 후배와의 모임에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이석해 나왔을 뿐"이라며 "후배들과의 관계, 모임의 경위, 특히 후배들이 최근 10년간 의뢰인의 직무와 관련된 업무를 한 적이 전혀 없었던 사실 등을 종합하면 직무 관련성 내지 대가성도 전혀 없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분은 공수처 수사 결과에서도 명백히 인정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수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이날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 부장판사를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 8월 변호사 2명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예약제 주점에서 술자리를 갖고 409만원 상당의 비용을 이들이 부담하도록 해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양측은 우선 지 부장판사가 당시 주점에 얼마나 머물렀는지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승차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 들어간 뒤 다시 택시를 타기까지 약 4~5시간의 공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기존의 '한두 잔을 마신 뒤 나왔다'는 취지의 해명과 수사 결과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희는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 부장판사 측은 "모임에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이석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향응액 산정 방식은 재판에서 보다 첨예한 법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 여부나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한다. 지 부장판사 측은 두 변호사가 각각 비용을 부담한 만큼, 두 사람을 하나의 '동일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설령 공수처 주장과 같이 의뢰인이 끝까지 모임에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금품 등의 액수가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법리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모임의 비용은 두 후배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각각 자신의 자금으로 각자 계산한 것"이라며 "두 사람을 하나의 동일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법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해석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수처 판단은 다르다. 두 변호사가 각각 독립적으로 비용을 부담한 것이 아닌, 같은 술자리에서 현직 판사를 접대한다는 공동의 의사 아래 비용을 분담했다고 판단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두 사람이 비용을 나눠 낸 점이 이번 사건의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술자리의 성격 등을 고려할 때 "둘이서 같이 접대하자는 의사로 비용만 나눠서 낸 것으로 수사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공수처는 향응을 제공한 변호사들이 조사 과정에서 직접 '접대를 목적으로 만났다'고 진술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뇌물수수 혐의를 둘러싼 판단에서는 구체적인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양측의 입장이 일부 맞닿는다. 공수처는 향응을 제공한 변호사들과 지 부장판사 사이의 직무 관련성에 주목해 재판 편의 제공 등 구체적인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뇌물수수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지 부장판사 측은 이를 근거로 해당 술자리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탁금지법상 1회 100만원 초과 금품 수수 금지 규정은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어 향후 재판에서는 향응액 산정과 '동일인'의 범위를 둘러싼 법리 다툼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 부장판사 측은 "공수처의 무리한 사실인정 및 법률적용에 대해 당혹감을 금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면서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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