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국민통합' 표방했던 李정부, 2년차에 바뀌었다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李대통령 2년차 보수 인사 중용 급감
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등 '진영 내 통합'
국정동력 확보 위한 인재 등용에 방점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보수 정당 출신 인사들을 대거 중용 했던 이재명 정부의 인재 등용 방향이 전환되는 분위기가 최근 감지된다. 정부 출범 직후에는 '레드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민통합을 위한 국정 기조를 인사를 통해 드러냈지만 2기 개각에서는 보수 정당 출신 인사를 기용하지 않으면서다. 반대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정부 출범 2년차에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인재 등용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내각·청와대 등 고위직에 지명한 보수진영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21대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출신 권오을 전 의원과 국민의힘·개혁신당 출신 허은아 전 의원을 영입했고, 정부 출범 이후 국가보훈부 장관과 국민통합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이후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측근인 이병태 교수를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으로 기용했다. 중도 낙마됐지만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재명 정부의 인재 등용은 '국민 통합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실패했고, 비호감도가 높았던 만큼 중도·실용 노선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는 평가도 나왔는데 중도보수 인사들을 여권이 포용하면서 국민의힘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야권 안팎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코스피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70%대 높은 수치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2년차에 들어선 시점인 6·3 지방선거를 전후로 국정 기조가 뒤바뀌었다. 최근 이 대통령은 6개 부처에 대한 중폭 개각을 단행했지만, 보수정당 출신 장관 후보자는 없다. 자당 의원인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도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임명하면서 '범여권 통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의 1년차 인사는 '진보·보수 통합' 기조였다면 2년차는 '진영 내 통합', '국정 동력 확보'가 최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인사가 특출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메가 프로젝트 등 정부의 역점 사업들을 실행에 옮길 시기가 도래하면서 정부를 보좌할 수 있는 인재를 우선적으로 등용하는 방향이다. 이석연 위원장과 같이 내부에서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인사들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와 분리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부에 대한 여론 악화가 가시적으로 드러났고,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명(親이재명) 대 친청(親정청래)의 극심한 대립으로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이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보수정당 출신 인사를 등용하기보다는 여권 내부 인사를 중용함으로써 친명·친문 간의 통합을 노리겠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상대 진영의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저조한 지지율 속에서 돌파구로 여겨지던 관행이었는데, 대선 후보 시절과 정권 초기에 카드를 써버렸다"며 "보수 인사 영입은 지지율 반등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입각 제안을 받더라도 보수 진영 인사들이 흔쾌히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권 초기에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보수 인사들을 흡수할 수 있었지만, 동력을 일부 상실한 정부에 참여하더라도 보수 인사로서 득 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차기 총선·대선에서 민주당에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흘러나오면서 이탈하려는 기류도 적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0%대 지지율에 돌입한 상황에서 보수 유권자·친문 등 진보 유권자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도보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에서도 나온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김민석 대표가 당선되면서 통합보다는 당정 일체로 국정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환돼 통합 기조는 옅어진 듯 하다"며 "정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에 협조하면서도 비판할 수 있는 레드팀이 필요하다"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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