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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 잃은 검사..."기록만 보고 판단하라는 것"[서초삼거리]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범죄정보기획관·과학수사부·수조사과 67과 폐지 검사가 송치사건 독자 검증할 수단 사라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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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다음달 2일 출범하는 공소청에서 수사 기능을 맡던 부서가 통째로 사라진다. 검사가 경찰·중대범죄수사청 소속 사법경찰관이 넘긴 사건을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단까지 함께 없어지는 구조이므로 형사사법체계 전반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상 공소청 전체 정원은 검사 2292명과 일반직 6120명 등 8412명이다. 현재 검찰청 전체 정원이 검사 2292명을 포함한 1만706명인 것보다 2294명 적은 규모다.

정보도, 증거도, 인력도 사라진다

없어지는 조직의 성격이 문제로 지적된다.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와 관련한 정보를 분석·검증·평가해온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과 산하 2개 담당관이 모두 폐지된다. 검찰이 자체적으로 범죄 정보를 수집하고 확인하던 통로가 닫히는 셈이다.

현장 과학수사 기능도 중수청으로 넘어간다. 검사장급인 과학수사부는 폐지되고 차장검사급 법과학기획관과 산하 3개과만 남는다. 공소제기 여부 판단과 공소유지에 필요한 교차감정, 증거보존·분석시스템 운영은 유지되지만 증거를 직접 확보하고 분석하던 기능은 수사기관 쪽으로 옮겨간다.

시설 투자도 되돌려진다. 법무부는 지난 5일 언론 공지를 내고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증축 사업의 추진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준공된 기존 건물의 노후화와 감정 인력·장비의 포화도, 안전성, 감정의 국제적 기준 등을 고려해 2021년부터 추진돼 온 사업이다. 법무부는 이 사업이 "수사·기소 분리, 정부기관의 세종 이전 계획 등 고려 없이 실무적인 차원에서 기존 일정에 따라 진행돼 왔다"며 현장 과학수사 기능이 중수청으로 이관되고 조직·인력 개편이 예정된 점을 재검토 사유로 들었다.

실무 인력도 줄어든다. 검찰 수사관이 주로 근무하며 검사실의 사실 확인을 뒷받침해온 수사과와 조사과 67과가 전면 폐지된다. 직접수사를 담당해온 인지·합동수사부서 43부는 중대범죄전담부 29부로 통·폐합돼 부 단위로 14곳이 줄어든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제4차장검사와 대구·부산지방공소청 제2차장검사 직제도 없어져 서울중앙은 3차장 체제로, 대구와 부산은 차장검사 1명 체제로 돌아간다.

남은 수단은 기록 검토와 의견 청취

검사에게 남는 장치는 사법통제부다. 법무부는 경찰 등 수사기관의 불송치 사건을 전담 검토하는 사법통제부를 각 지방공소청에 신설하기로 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에 도입되는 사실관계확인 제도를 활용해 피의자와 사건관계인, 전문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부실·위법 수사가 확인되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기록 검토와 진술 청취에 머문다. 검사가 직접 증거를 확인하거나 정보를 수집해 송치 내용을 되짚을 통로는 남지 않는다. 수사기관이 보낸 기록을 다시 그 수사기관에 되물어 확인하는 구조인 만큼, 부실수사나 사건 암장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범죄정보과 등이 사라지면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기록에만 의존해 기소 여부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검사의 본래 기능은 사법경찰관을 견제하는 것인데, 견제 대상이 만들어 놓은 판에 의존한 채 견제를 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체계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공무원이 구속된 사건에서는 제주경찰청이 수사를 맡고 제주지검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관여했다. 그러나 다음달 2일 이후에는 같은 방식의 개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법무부는 사법통제부와 중대범죄전담부 등 신설·개편 부서에 3년 이내의 평가기간을 두고 업무량과 성과, 실적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지난 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입법예고 기간 동안 관계기관과 전문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속하게 제·개정 절차를 마무리해 공소청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 국민을 위한 소추기관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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