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대신 '허스토리' 주장…로빈 모건 별세
미국 여성운동의 아이콘이자 시인·편집자... 급진적 여성 운동을 견인
[파이낸셜뉴스]미국 여성운동의 아이콘이자 시인·편집자였던 로빈 모건이 5일(현지시간) 뉴욕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향년 85세.
1941년 플로리다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란 고인은 컬럼비아대에 다니며 시 워크숍에 참석하고 민권운동과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등에 참여했다. 21세 때 시인 케네스 피치포드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1960년대 여성 단체 '뉴욕 래디컬 위민'(New York Radical Women)과 '지옥에서 온 여성 국제 테러리스트 음모단'(W.I.T.C.H.)을 이끄는 등 '제2물결 페미니즘'으로 불린 급진적 여성 운동을 견인했다.
1968년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반대하는 첫 시위를 이끌며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브래지어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기도 했다. 당시 꽉 쥔 주먹과 여성 기호(♀)를 합친 이미지를 만들어 대중화시켰다. 역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히스토리'(history)가 남성 중심적이라고 비판하며 '허스토리'(herstory)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그녀가 편집한 1970년 에세이 선집 '자매애는 힘이다'(Sisterhood is Powerful)는 현대 여성 운동의 필수 텍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1970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노사 갈등을 겪던 출판사 '그로브 프레스'(Grove Press) 사무실을 점거했다가 체포·구금됐다. 1989∼1994년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이 창간한 잡지 '미즈'(M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스타이넘은 지난 2일 별세했다. 2005년에는 스타이넘, 배우 제인 폰다와 공동으로 비영리 단체 '여성 미디어 센터'를 설립했다.
회고록 '토요일의 아이'(2001)를 포함해 20여권의 책을 펴냈다. '1963: The Year of the Revolution'은 국내에서 '1963 발칙한 혁명'으로 번역됐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