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느냐 뺏기느냐… 15兆 인천시금고 쟁탈전
'20년 수성' 신한에 도전장 낸 하나
청라 본사 이전 앞두고 총력 대응
기관영업 확대·이미지 제고 감안
직접 수익성 낮아도 여전히 알짜
서울시에 이어 인천시에서도 시중은행들의 시금고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높은 예금금리와 협력사업비 등으로 시금고의 직접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기관영업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고려하면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15조원 규모의 인천시 제1금고 입찰에 최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2조원 규모의 제2금고에는 NH농협은행이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제2금고 재입찰을 진행한 뒤 심사를 거쳐 차기 운영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 은행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인천시 자금을 관리한다.
이번 경쟁은 기존 금고지기인 신한은행의 '수성 전략'과 하나은행의 '지역 밀착 전략'이 맞붙는 구도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인천시 제1금고를 맡아온 만큼 약 20년간 축적한 운영 경험과 전산 시스템의 안정성이 강점이다. 기존 인력과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업무 전환 부담이 적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다.
반면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본사 이전을 앞세워 제1금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달부터 임직원 2200여명을 인천 서해구 청라로 순차 이동시키며 '인천 시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으로서는 제1금고를 확보하면 '인천의 대표 금융그룹'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시금고는 한때 '알짜 사업'으로 꼽혔다. 지자체 세입이 들어온 뒤 세출로 지급되기까지 일정 규모의 잔액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세금 수납과 재정 지출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자금 운용 기반을 확보하고, 산하기관과 지방공기업·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기관·기업금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공무원 급여계좌와 법인카드, 세금 수납·결제 등 다양한 연계 거래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수익성은 낮아지고 비용 부담은 늘면서 시중은행의 관심도 과거보다 다소 줄었다. 시금고 운영 은행은 경쟁력 있는 예금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데다 협력사업비와 전산 시스템 구축·운영비도 부담한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각종 지역사회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뒤따른다.
이때문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인천시금고 입찰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서울·인천 등 주요 지자체 금고를 둘러싼 경쟁이 이어지는 것은 손익계산서에 바로 드러나지 않는 간접 효과 때문이다. 대형 지자체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지위는 해당 지역에서 은행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기관영업의 외연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앞서 진행된 51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 선정도 '서울시금고지기'라는 상징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는 은행에는 시금고가 여전히 놓치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