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호르무즈 파병' 논의 주목… AI·원전협력 확대
李대통령, 프랑스 국빈 방문
마크롱과 오찬·확대 정상회담
해외 파병은 국회 동의 얻어야
靑 "검토 단계, 결정된 것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6일부터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관련 논의가 한·프랑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만들이 여러 형태로 표출되며 압박 강도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전투·비전투 임무와 수색 활동을 아우르는 실질적 기여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며 파병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연합체가 미국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이번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검토 속도가 빨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호르무즈에서의 자유 통항은 우리의 국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중동에서의 호르무즈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등 거기가 막힘으로써 오는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이 크다"며 "그래서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이 호르무즈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연대를 제안했을 때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협의한 경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나라이자, 동시에 한국과도 협의를 이어왔다.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이란 전쟁 초기부터 국제사회가 동참하는 '다국적 임무단' 구상 논의를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 오는 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자유 통항을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도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파병 얘기는 정말 어렵다. 진척된 게 없다"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청와대는 파병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실질적 기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실질적 기여에 대해서 여러 번 얘기했고,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한 것"이라면서 "여러 가지 한반도의 대비 태세를 감안하고 국내 법적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얘기한 바 있고, 지금 그런 검토 단계에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파병을 위해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국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병 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을 받아야 통과된다. 현재 재적의원은 299명이며, 전원 출석한다고 가정할 시 15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셈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161석으로, 당내에서 찬성으로 의견이 모이면 단독 처리도 가능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아직 공식 입장을 정하지 않고 숙의를 거치겠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여권의 분열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을 비롯해 조국혁신당·진보당 등에서는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당내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이라크 파병 동의안은 179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는데,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찬성 49명, 반대에 43명이 표를 던지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아직 파병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켜보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3박5일 간의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에 나서는 이 대통령은 7일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리는 뤼미에르 서밋에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 참석한다.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 등 공동사업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에는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 오찬과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선 호르무즈 사안 등을 비롯해 인공지능(AI)·우주·원자력·바이오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업 협력, 상호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원전 분야 협력도 관심사다.
경제 협력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양국 기업 20여개가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민간 투자와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한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야엘 브론피베 프랑스 하원의장과 면담하고 동포 오찬간담회,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접견을 진행한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