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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호황에 생산 물량 늘었다…삼전·SK하닉 상반기 재고 13조↑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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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가 올 상반기 1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AI·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생산을 확대했고, 이에 따라 생산 공정에 놓인 재공품도 함께 증가한 영향이다. 과거 불황기처럼 팔리지 않은 완제품이 쌓인 것이 아니라, 향후 출하를 앞둔 생산 물량이 늘어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6월 말 기준 재고자산은 56조424억원으로, 지난해 말(43조953억원) 대비 12조9471억원 불어났다.

재고 증가 속도는 올 들어 가팔라졌다.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하반기 합산 1조84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올 상반기에는 1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DS부문 재고자산은 올 상반기 9조2508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조6963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재고자산은 메모리를 비롯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을 포함한다.

재고가 늘어난 것은 생산 과정에 놓인 '재공품'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재공품은 완제품으로 출하되기 전 생산 공정 단계를 밟고 있는 물량을 뜻한다.

삼성전자 DS 부문 반제품·재공품은 올 상반기 7조636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재고 증가분의 82.5%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재공품도 같은 기간 1조8714억원 불어났는데, 전체 재고 증가분의 5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이 불어난 것은 고부가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생산을 늘리면서 공정 단계에 있는 물량도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판매되지 않은 완제품이 쌓여있는 과거 메모리 불황기와는 달리, 향후 출하를 앞두고 있는 생산 물량이 증가한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마이크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5월 말까지 마이크론의 재공품은 7억6800만달러(약 1조308억원) 늘어난 반면, 완제품은 같은 기간 5억2100만달러(약 6995억원) 줄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면서 향후 출하될 생산 물량은 늘어난 반면, 팔리지 못해 창고에 쌓인 완제품은 감소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재고평가충당금에서도 확인된다. 재고평가충당금은 보유 중인 재고의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손실로 반영해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재고평가충당금은 지난해 말 5조841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조2618억원으로 9.9% 줄었고, SK하이닉스 역시 16.5% 줄었다.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만큼 재고 가치 하락에 대한 부담은 낮아진 셈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중심으로 향후 수요가 상당 부분 확보된 만큼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 확대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BM은 고객사들이 안정적인 공급을 원하고, 반도체 업체들도 향후 생산 물량을 미리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다"며 "장기계약에 따라 지속적으로 생산하다 보면 재공품도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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