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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부담금 도입 신중해야"…조세전문가들, 가격 규제 대신 교육·홍보 강조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세정책학회·납세자연합회, 제34차 조세정책세미나 공동 개최
1인당 가당음료 섭취량 지속 감소…시장 자율적 당류 저감 작동 중
저소득층·청년층 조세 역진성 및 예산 통제 우회 등 구조적 한계 지적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설탕부담금 도입 토론회에서 남혜정 동국대 교수(왼쪽부터), 오문성 경희대 교수, 홍기용 인천대 교수, 김갑순 조세정책학회장, 최원석 납세자연합회 회장, 노정란 명지대 교수, 하상도 중앙대 교수가 토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세정책학회 제공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설탕부담금 도입 토론회에서 남혜정 동국대 교수(왼쪽부터), 오문성 경희대 교수, 홍기용 인천대 교수, 김갑순 조세정책학회장, 최원석 납세자연합회 회장, 노정란 명지대 교수, 하상도 중앙대 교수가 토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세정책학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조세전문가들이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와 관련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다. 가격이나 기업 이익을 통제하는 부담금 신설보다 가당음료 섭취의 유해성을 알리는 교육 및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세정책학회와 한국납세자연합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무엇을 따져야 하는가?'를 주제로 제34차 조세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김갑순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설탕부담금과 같은 일률적 가격 규제는 외형적 선의의 이면에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세 역진성과 예산 통제를 우회하는 재정 투명성 저해 등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에서 자율적인 당류 저감 노력이 작동하고 있는 만큼 가격 통제보다는 비가격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접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은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이 과연 바람직한지 다각도로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오늘 세미나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논의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노정란 명지대 교수는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의 실효성 및 정책적 한계'를 주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24년) 원자료 실증분석 및 부담 귀착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노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1인당 일평균 가당음료 섭취량은 2016년 116.9g에서 2024년 87.0g으로 25.6% 줄었으며, 총당류 섭취 내 비중 역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소비자가 인위적인 부담금 부과 없이도 자율적으로 가당음료 섭취를 줄여왔음을 시사한다.

또한 설탕부담금은 주 소비층인 아이들과 청소년층의 지출을 늘려 결과적으로 청년 저소득층과 청소년층에 부담이 집중되는 조세부담의 역진성을 띤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탕부담금이 조세가 아닌 국민건강증진기금 형태의 준조세로 귀착될 경우, 국회의 엄격한 예산 통제를 우회하고 조세 저항을 피하는 '재정 환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 감소로 건강 증진 목적을 달성하면 기금 수입이 줄어들고, 반대로 기금 수입이 유지되면 건강 개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하상도 중앙대 교수는 "한국 성인 비만율은 5.1%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국민 당류 섭취량은 감소하는 반면 신체활동 부족(한국 성인 61% 미달) 등 비만 원인은 복합적이다"라며 "총열량 감소 실증 및 부작용 검증 없이 세금이나 부담금이라는 쉬운 규제부터 꺼내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시장의 자율적 당류 저감 변화를 돕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정책학회 측은 "설탕부담금은 건강정책과 조세정책이 교차하는 사안인 만큼, 도입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그 효과와 부담의 실질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세미나가 합리적인 제도 설계를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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