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대책 여파 강남3구 수억원씩 뚝뚝… 8월 신고가 100건대
세제개편안 확정에 세부담 현실화
신고가 건수 연초대비 4분의 1로
강남·송파·서초 모두 70%대 뚝
과세표준 커트라인 구간 급매행
"강남입성 기회" 일부선 갈아타기
#1. 올해 2월 매매가 37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썼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 같은 평형 아파트가 최근 33억5000만원에 급매로 나왔다. 최고가보다 4억원가량 낮은 금액이다.
#2.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0·13·14차도 전용 108㎡ 아파트가 최근 58억원에 급매로 등장했다. 올해 5월 66억5000만원으로 같은 평형 신고가를 쓴 지 4개월 만이다. 이 기간 가격 차이만 8억원 이상이다.
8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신고가 건수가 연중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서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부담 강화 기조를 확정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이후 수정안에서도 초고가 주택 세부담은 그대로 적용돼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384건이었던 강남3구 아파트 신고가 건수는 4월 341건, 7월 247건으로 줄더니 8월 100건으로 뚝 떨어졌다. 1월의 4분의 1 수준이고, 직전 달인 7월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로 내려앉은 셈이다.
세 자치구 모두 고르게 줄었다. 강남구의 8월 신고가 건수(26건)는 1월(111건) 대비 76.6% 감소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송파구가 174건에서 45건으로 74.1%, 서초구는 99건에서 29건으로 70.7% 줄었다.
정부 세제개편 확정안에 따라 고가 주택의 세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이 신고가 급감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확정안을 보면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 세율은 1·2주택자와 다주택자 모두 현행 1%에서 1.3%로 오른다. 여기에 1·2주택자의 과세표준 12억∼25억원 구간 세율은 1.3%에서 2027년 1.5%, 2028년 2%로 인상된다.
과세표준 6억원은 시가 약 32억원, 12억원은 시가 약 44억원 수준의 주택이다. 실제 급매로 등록된 아파트들은 대부분 이 가격대 이상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5월 9일 종료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정책과 금리 인상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추가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년 9개월 만에 3%로 올라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미 대부분 사람들은 5월 9일 이전까지 거래 의사결정을 끝냈다"며 "연말까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거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을 갈아타기 시점으로 보고 강남3구에 입성하는 수요도 일부 있다. 한 신혼부부는 서울 마포구에서 10년 이상 거주할 생각으로 집을 샀지만 강남 급매 아파트를 보고 1년 만에 갈아타기에 성공했다. 보유하던 마포 주택도 급매로 처분했다고 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금을 보유한 실거주 수요자라면 지금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다만 금리가 인상된 만큼 신고가가 과거처럼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