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받아준 곳 없었다"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의 마지막 바람
[파이낸셜뉴스] 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을 20년 넘게 홀로 돌보며 간암 투병을 이어온 전경철 작가의 마지막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 전 작가는 생전 아들과 같은 중증 장애인을 위한 공동체와 재단 설립을 추진해왔다.
출판사 이야기장수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 작가의 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출판사 측은 "전 작가를 보내드리러 가는 길이다. 작가의 영상 메시지를 돌아가신 후에 공개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오늘 작가의 임종을 애도하는 많은 분께 작가가 몸을 일으켜 집에서 스스로 촬영한 영상 편지를 전한다"고 밝혔다.
영상 속 전 작가는 자신을 "어느새 '피터팬 아빠'가 이름표가 된 전경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 생애 마지막 여정이다, 중증 장애인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 마을 건립과 이를 위한 피터팬재단 창립을 위해 수많은 분들이 함께 걷고 있다. 이 길에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출판사 측은 전 작가가 생의 마지막까지 피터팬재단 창립과 네버랜드 마을 건립에 힘을 쏟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터팬재단 창립과 네버랜드 마을 건립을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한 전 작가를 기억해달라"며 "오늘 이후에도 피터팬재단과 작가가 남긴 기록에 대해 응원과 지원, 관심을 청하는 일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 작가는 지난 5일 오후 7시56분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 없이 진행됐다. 전 작가는 아내와 이혼한 뒤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 제원 씨(26) 를 혼자 키워왔다. 그는 정신 연령이 2살에 멈춘 아들을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네버랜드의 피터팬으로 여겼다.
전 작가의 사연은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4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남은 시간은 6개월로 전해졌지만, 홀로 남을 아들을 맡아줄 곳을 찾지 못했다.
전 작가는 제원씨가 머물 곳을 찾기 위해 전국 보호 시설 1000여 곳을 직접 찾아다녔다. 그러나 받아주는 곳은 없었고, 이 과정은 온라인과 방송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후 그는 책 '안녕, 피터팬'을 펴냈다.
사연을 접한 독자와 시청자들의 응원, 후원도 이어졌다. 그 결과 제원씨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전 작가는 성인 중증 자폐인을 돕기 위해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도 추진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는 현재 피터팬재단 설립을 위한 후원 댓글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SNS에서 전 작가의 부고를 접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발달장애인 돌봄을 가족에게만 맡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돌봄의 시간이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현실이었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이 돌봄의 무게를 가족만이 짊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발달장애인이 보통의 삶과 당연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범정부 대책을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피터팬 아빠가 우리 사회에 주신 깊은 울림을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정책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