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베를린 필하모닉과 무대…"음악이 소설 쓰는 힘이 되기도"
"음악 크게 틀어놓고 글 다듬어…김연아처럼 빙글빙글 춤도"
[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7일 저녁(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체임버홀에서 열린 낭독 공연 '자츠벡셀'에 참석해 음악과 글쓰기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강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지, 아니면 음악이 방해되는지' 묻는 질문에 "다듬는 과정은 에너지가 필요해서 음악을 귀가 떨어질 정도로 크게 틀어놓고 듣기도 한다"며 "어떤 음악을 들으면 이런 느낌의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 단계에서 같은 음악을 반복해서 듣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장르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냥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클래식 콘서트에 여러 번 갔고, 조금 실험적인 음악을 듣고 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한강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는 김광석의 '나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는 지난해 출간한 산문집 '빛과 실'에도 나온다.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던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을 떠올리며 이 노래 가사 한 구절을 읊었다.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 세상 속에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있는 한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사회자의 '춤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이 노래가 너무 힘이 된 나머지 내가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라고 생각하면서 빙글빙글 돌면서 춤도 췄다"고 답했다.
이날 한강은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클로드 드뷔시의 '신성한 춤과 세속적인 춤'이 연주된 뒤 평소 작법과 노벨문학상 뒷얘기, 빛과 실에도 적은 한옥집을 구하고 정원을 가꾼 얘기 등을 들려줬다.
한강은 "사람들이 전부 카모마일 차를 사주셔서 집에 10년도 넘게 마실 카모마일 차가 쌓여 있다"고 말해 관객을 웃겼다. 그는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뒤 인터뷰에서 "아들과 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축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이 정치적 소재로 작품을 쓴다고 여겨지는 데 대해서는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우리가 나눌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한다"며 "'채식주의자'는 아주 개인적인 소설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정치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역사를 다루고자 했다기보다는 내면을 타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소년이 온다'를 쓰게 됐다"며 "나는 역사를 다루는 작가가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밖에 길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