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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백날 가도 소용없다"… 남성호르몬 승부처 '침실'에 있다 [똑똑한 웰니스]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파이낸셜뉴스] 남성의 활력과 자신감을 상징하는 테스토스테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고강도 근력 운동과 단백질 식단에 매달린다. 하지만 아무리 헬스장에서 땀을 쏟아도 평소 수면의 질이 엉망이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십상이다. 운동이 호르몬 분비의 방아쇠를 당긴다면, 이를 체내에서 실제로 합성하고 정상 궤도로 충전하는 가장 결정적인 시간은 바로 침실에서의 '깊고 규칙적인 수면'이기 때문이다.

생리학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분비는 잠든 직후 도달하는 깊은 비렘수면(서파수면) 단계에서 급증하기 시작해 첫 번째 렘(REM) 수면 주기를 거치며 정점에 도달한다. 수면 시간이 5~6시간 이하로 줄어들거나 수면 구조가 깨지면, 뇌하수체와 고환으로 이어지는 호르몬 분비 신호 체계가 즉각 무너진다. 수면은 단순한 피로 해소를 넘어 남성의 신체 엔진을 재설정하는 필수적인 '호르몬 리셋' 과정인 셈이다.

"일주일만 잠 줄여도 10년 늙는다"… 숫자로 입증된 수면 부족의 경고

수면의 양과 질이 남성호르몬에 미치는 악영향은 대규모 연구로도 입증됐다. 미국 비뇨기과학회(AUA)의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성인 남성 수천 명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결과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남성은 7~8시간 충분히 숙면을 취한 그룹에 비해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면 시간이 줄어들수록 고환의 호르몬 합성 기능이 조기에 저하될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수면 권위자인 매슈 워커(Matthew Walker) UC버클리 신경과학과 교수도 강연을 통해 "하루 5시간 안팎으로 잠을 줄인 남성은 10년 더 나이 든 남성과 같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을 갖게 된다"라며 "수면 부족은 남성을 생물학적으로 10년 이상 노화시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테스토스테론 결핍은 근손실과 내장지방 증가뿐 아니라 만성 무기력증, 집중력 감퇴, 성욕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부르기 때문이다.

또한 평일에 부족했던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는 습관은 생체 리듬을 교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수면은 저축하거나 누적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에,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루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정한 수면 리듬은 멜라토닌과 코르티솔 분비를 안정시키고 테스토스테론 분비 주기를 정상화한다. 최근 임상내분비 연구들에 따르면 수면 제한으로 떨어진 호르몬 수치라도 1~2주간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엄격히 유지하면 유의미한 수준으로 정상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최근 부쩍 기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면, 무거운 덤벨을 들기 전에 자신의 취침 시계부터 차근차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테스토스테론 충전을 위한 '저녁 수면 프로토콜'

무너진 호르몬 수치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수면 루틴부터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먼저 오후 시간대에는 각성 물질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각성 물질인 카페인은 반감기가 5~7시간에 달하며 체내에서 완전히 배출되기까지 최대 8시간 이상 걸린다. 깊은 서파수면을 방해받지 않으려면 오후 2~3시 이후에는 커피, 에너지 음료, 고카페인 차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취침 전 심부 체온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퇴근 후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10분간의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한 뒤, 잠들기 90분 전 미온수로 샤워하면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몸 중심부의 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깊은 잠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교감신경을 잠재우는 이완 요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취침 1시간 전 스마트폰과 모니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고 간접 조명으로 실내를 어둡게 유지해야 한다. 앤드루 와일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가 고안한 '4-7-8 호흡법'도 도움이 된다. 4초간 코로 흡입, 7초간 정지, 8초간 입으로 천천히 배출하는 루틴을 4~5회 반복하면 항진된 교감신경이 가라앉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뇌의 과열을 식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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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토스테론 #수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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