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민원공무원, 심리 위험 포착 땐 즉시 직무 중단된다
정부 '특수직군·집단 자살 예방대책' 마련…'긴급 직무휴직' 신설
감정노동자·재난피해자까지 범정부 심리지원 확대
경찰·해경 연 1회 심리검사…마음건강센터 11곳→16곳
폭언·성희롱 민원은 기관 차원 대응·자체 종결 확대
[파이낸셜뉴스] 경찰·소방공무원이나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 등 심리적 위험이 높은 공직자에게 자살 위험 등 중대한 재해가 우려될 경우 업무를 즉시 중단시키고 휴식을 부여하는 '긴급 직무휴지' 제도가 도입된다. 감정노동자와 재난 피해자까지 포함해 심리적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 치료·회복까지 지원하는 범정부 자살 예방체계도 처음 마련됐다.
인사혁신처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특수직군·집단 자살 예방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마련한 9대 분야별 자살 예방대책 가운데 특수직군·집단 분야를 구체화한 것이다.
대책은 공무원과 경찰·소방·군인 등 제복공무원, 감정노동자, 재난피해자 등 4개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인사처는 가칭 '공무원 재해예방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기관별 건강·안전 관리체계를 만들고 건강검진과 심리검사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현재 11곳인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도 단계적으로 16곳까지 확대한다.
특히 자살 등 중대한 재해가 급박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즉시 업무를 중단시키고 휴식을 주는 긴급 직무휴지 제도를 신설한다.
악성·반복 민원에 노출된 공무원 보호도 강화한다. 행정안전부는 특이·반복 민원이 발생하면 담당 공무원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전담체계를 구축하고 법률전문가 배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폭언이나 성희롱 등이 포함된 민원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관이 자체 종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손질한다.
사망 현장이나 대형 재난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찰·해경·소방·군인에게는 예방부터 진단, 치료·회복까지 이어지는 심리지원 체계를 적용한다.
경찰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건강 종합검진 주기를 1년까지 단축하고 해양경찰도 연 1회 심리검사를 실시한다. 소방은 임용 전부터 재직 중, 퇴직 후까지 단계별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재난현장 활동에 투입된 고위험군을 별도로 관리한다. 국방부는 자살 시도 이력이 있는 장병의 건강 상태를 지속 점검하고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확충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와 회복 지원도 확대한다. 소방과 국방부 등을 중심으로 마음건강 협력병원과 진료비 지원을 늘리고 치유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민간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까지 감정노동 보호대상을 넓힌다. 고용노동부는 전화상담원과 돌봄서비스 종사자 등 감정노동 취약 직종을 대상으로 보호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문 컨설팅을 실시한다. 고객 폭언이나 동료의 자살 등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노동자에게는 직업트라우마센터를 통한 심리상담과 일상 복귀를 지원한다.
재난피해자에 대해서는 장기 추적관리 체계가 마련된다. 행안부와 보건복지부는 재난 이후 심리적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기 위한 평가기준과 후속조치 절차를 표준화하고 위험 수준별 개입 지침을 개발한다. 재난피해자 집단을 장기간 추적하는 코호트를 구성하고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치료·지원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자살예방에 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고위험 집단의 마음건강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