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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日 50개사와 AI 반도체 연합..요코하마에 3484억 투자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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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에 400억엔 첨단 패키징 연구소
日정부 225억엔 지원…한일 연구진 95명 배치
소재 평가 현지서 끝내 개발기간 최대 2개월 단축
전영현 "한일 기술교류 가속"…SK하이닉스 추격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 ⓒ 뉴스1 DB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 ⓒ 뉴스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삼성전자가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 50여 곳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요코하마에 400억엔(약 3484억원)을 투입한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을 열고 일본에서 소재 평가와 시제품 제작까지 마치기로 했다. 소재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데 걸렸던 기간을 최대 2개월 단축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경쟁에서 TSMC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8일 요코하마시 미나토미라이에서 첨단 반도체 후공정 연구거점 'APL(Advanced Package Lab)' 개소식을 열었다. 약 6600㎡ 규모로 실제 생산라인과 같은 환경의 클린룸과 분석설비를 갖췄다.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한일 연구자 95명이 소재 평가와 양산기술을 개발한다.

총투자액은 400억엔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요코하마시는 이 가운데 225억엔(약 1960억원)을 지원한다. 이날 개소식에는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와 도쿄일렉트론·이비덴 등 일본 주요 협력업체 관계자를 포함해 약 100명이 참석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과 일본의 강점을 결합해 요코하마에서 반도체의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전 총리는 "반도체 생산 능력이 디지털화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日서 소재 평가…개발 지연 해소

삼성전자가 일본에 연구거점을 세운 것은 반도체 성능 경쟁의 중심이 미세화에서 후공정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미세화가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여러 칩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이 AI 반도체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APL은 3DIC를 비롯해 메모리와 파운드리용 패키징 기술을 폭넓게 연구한다.

일본 기업들은 HBM 적층용 접착재와 기판·봉지재 등 후공정 소재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스미토모베이크라이트는 봉지재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레조낙과 미쓰비시가스화학은 기판 소재에서 앞서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닛케이에 "HBM용 주요 소재는 거의 일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첨단 패키징 소재의 절반 이상이 일본산이다.

기존에는 일본에서 개발한 소재를 한국 공장으로 보내 평가하는 데 화학물질 승인과 수출입 절차로 최대 2개월이 걸렸다. 앞으로는 일본에서 평가와 시제품 제작을 마친 뒤 유망 기술만 한국 양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다. 닛케이는 2개월의 개발 지연도 경쟁력 저하로 직결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APL이 개발 속도를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일 연합으로 TSMC·SK 추격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강자지만 AI용 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첨단 패키징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TSMC를 "조속히 따라잡고 싶다"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강력하게 협력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후공정 기술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수도권에 소재·장비업체와 대학·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인재 확보에도 유리하다.

개선된 한일 관계도 투자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연구소 설립을 구상했지만 당시 양국 관계는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문제로 냉각돼 있었다. 이후 정상 간 셔틀외교가 재개되자 2023년 12월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닛케이는 "AI 반도체 경쟁이 개별 기업에서 국경을 넘는 산업 연합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한일 반도체 연합의 성패가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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