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까지 덮친 '석유전쟁'…브렌트유 100달러 초읽기
후티 공격에 에너지시설 일부 멈춰…WTI도 1.4% 상승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이란과 연계된 예멘 후티 반군이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 전쟁이 핵심 산유국과 에너지 공급망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8일(현지시간)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미 동부시간 오전 9시께 전장보다 약 1% 오른 배럴당 97.8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4% 상승한 92.73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를 끌어올린 것은 사우디 에너지 시설에 대한 후티의 공격이다. 사우디 국영통신 SPA에 따르면 후티는 아브하와 카미스 무샤이트, 지잔, 나지란 등의 민간·경제 시설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70명 이상이 다쳤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공격으로 여러 에너지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시설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설과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후티 측은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사우디 남부의 아람코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의 '보복의 악순환'이 사우디까지 번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군은 지난 5일 이란이 미 해군 군함 2척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를 "전쟁범죄이자 경제전쟁"이라고 비난했다.
양측의 위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란이 미국 선박을 공격하면 이란 유조선을 "파괴하고 침몰시키겠다"고 경고하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우리 자산을 공격하면 당신들도 공격받을 것"이라고 맞섰다.
시장은 단기적인 충돌보다 중동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12월 브렌트유와 WTI 전망치를 각각 5달러 올려 배럴당 85달러와 80달러로 상향했다. 2027년 전망치도 각각 80달러와 75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중동 분쟁 장기화를 점점 더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해상 운송 차질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원유 생산도 2027년 하반기에야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 유가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