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장마에 떠내려간 발목지뢰 잡는다" 국방부, 유엔과 지뢰대응체계 구축
지뢰대응활동법 제정 발맞춰 '제1차 기본계획' 수립,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천승현 국방부 군사시설국장-데바난드 라미야 UNDP 국장 양 기관 대표 서명
군 전문성에 유엔의 글로벌 경험 접목, 국토 회복 위한 '지식·교류' 상호 확대
[파이낸셜뉴스] 남북한 휴전선 일대에 무차별 살포된 지뢰들이 군사기밀이라는 장벽과 여름철 집중호우, 눈·비로 인한 지표면 유실 등 자연적 이동으로 인해 정확한 위치 파악이 불가능해지면서 평시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국제지뢰금지운동(ICBL) 등 해외 유수 군사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전시가 아닌 평시 상태에서도 지뢰 사상자의 약 85%가 무고한 민간인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로 나타나 국제적 공조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국방부가 서울안보대화(SDD)를 계기로 유엔개발계획(UNDP)과 손잡고 선진 다자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지뢰 제거의 패러다임을 군사 작전에서 '국민 안전과 국토 회복'이라는 국제사회 표준으로 전격 전환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9일, 전날 오후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2026 서울안보대화(SDD)' 특별세션을 계기로 유엔개발계획(UNDP)과 지뢰대응활동 분야의 상호 협력을 공식화하는 '지뢰대응활동 협력 의향서(SOI)'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번 체결식에는 천승현 국방부 군사시설국장과 데바난드 라미야 UNDP 위기대비·대응·복구국장이 각 기관 대표 서명권자로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남북 휴전선 일대에 매설된 지뢰의 고질적인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한 실리적 포석이다. 군사기밀로 분류되는 DMZ 일대 지뢰는 최초 살포 당시의 위치 기록이 존재하더라도, 수십 년간 반복된 눈과 비, 여름 장마철의 지표면 유실 및 토사 붕괴 등 자연적 변화로 인해 원래 위치를 이탈해 유실된 경우가 상당수다. 이로 인해 정확한 탐지와 위치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방 지역 주민과 장병들의 상시적인 안전을 위협해 왔다.
이러한 평시 지뢰 피해는 비단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 유수의 군사연구소인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이 발간한 최근 '지뢰 모니터(Landmine Monitor)'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지뢰 사상자의 무려 85%가 교전 중인 군인이 아닌 평시 상태의 무고한 민간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민간인 사상자 중 절반 이상이 아동으로 확인되어, 평시 지뢰 제거는 군사 작전 차원을 넘어 인도주의적 국민 안전의 영역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최근 '지뢰대응활동법'을 제정·시행함에 따라 지뢰 제거의 목적을 군사작전에서 국민의 안전과 지속 가능한 국토 회복을 포괄하는 범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지뢰대응활동 표준과 정책을 주도해 온 유엔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필수 과제로 대두되면서 이번 UNDP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조기에 성사됐다.
이번에 체결된 협력 의향서는 국방부와 UNDP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지뢰대응 역량을 공동으로 구축해 나가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한다. 양 기관은 지뢰대응활동에 관한 지식과 실무 경험, 모범 사례 등을 상호 교환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대화와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나아가 국제 워크숍 공동 주최 및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며 국내외 지뢰대응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모범적인 다자 공조 모델을 완성해 나갈 방침이다.
천승현 국방부 군사시설국장은 "이번 UNDP와의 의향서 체결은 대한민국 지뢰대응활동이 국제사회의 높은 표준에 부합하는 선진 지뢰대응체계로 확고히 도약하는 중대한 이정표"라며, "앞으로 UNDP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민의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고 지뢰대응활동의 전문성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데바난드 라미야 UNDP 위기대비·대응·복구국장은 "지뢰대응활동은 주민들이 안전하게 귀환하고 생계를 재건하며, 지역사회가 회복할 수 있도록 토지를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UNDP는 대한민국과의 이번 파트너십을 적극 환영하며, UNDP의 글로벌 경험을 공유하는 동시에 한국이 축적해온 전문성과 경험을 배우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국방부는 지난 7월에 수립한 '제1차 지뢰대응활동 기본계획'에 국제기구와의 협력체계 구축을 핵심 정책과제로 반영한 바 있으며, 이번 UNDP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국제 지뢰대응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여러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