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르포] 보도자료 쓰던 홍보팀이 유튜브, 인스타까지…콘텐츠 역량 키우는 유통업계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뉴미디어 중요성 커지며 기업 홍보 직무 역할 다양화
LF, 브랜드커뮤니케이션실 신설…기존 홍보·마케팅 조직 통합
유튜브 신규 구독자 64%↑·인스타 팔로워 1년 새 24% 증가
현업 직원 직접 출연해 상품 소개…소비자 반응 상품기획에도 활용

지난달 25일 LF 뉴미디어 파트 담당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 앞 공간에서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LF 제공
지난달 25일 LF 뉴미디어 파트 담당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 앞 공간에서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LF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LF 본사 1층 로비.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카페처럼 꾸며진 공간 한쪽에서는 원단을 펼쳐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이 보였다. 패션회사답게 옷을 재단하는 손길도 눈에 띄었다. 조곤조곤한 대화가 오가는 로비 사이로 성수동 거리에서 마주칠 법한 '힙한' 복장의 직원들이 카메라와 조명 장비를 옮기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LF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계정을 운영하는 뉴미디어 담당자들이었다.

이날 촬영 주제는 실제 현업 직원들이 사용하는 지갑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첫 출연자는 상품기획자(MD)였다. 촬영 주제는 지갑이었지만, 현장에서는 그가 신고 온 부츠가 더욱 화제를 모았다. 담당자들은 서로 구매 링크를 공유하기도 하면서 현장은 활기를 띠었다. 담당자는 "실제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들도 영상에서 공개되지 않은 출연자 착장 정보를 댓글로 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상에서도 자사 제품만을 강조하는 대신, 실제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타 브랜드 제품들을 적극 소개해 영상의 취지를 살린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LF 본사에서 뉴미디어 파트 담당자들이 영상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LF 제공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LF 본사에서 뉴미디어 파트 담당자들이 영상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LF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패션업계에서 뉴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처럼 기업 홍보 직무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보도자료 작성과 언론 대응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SNS를 활용한 콘텐츠 발굴부터 업로드 이후 성과 분석으로까지 다양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LF 홍보실은 내부에 뉴미디어 파트를 두고 유튜브 'LF랑놀자', 인스타그램 '나인투식스', 네이버 블로그 '나인투식스매거진'을 운영하며 사실상 패션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다.

LF는 최근 브랜드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하고 기존 홍보와 마케팅 조직을 통합했다. 사업부에서 나온 브랜드 이슈와 콘텐츠 소재를 언론 보도에 그치지 않고 소셜미디어와 영상, 블로그 등으로 확장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다. 하나의 콘텐츠 소스를 유튜브 롱폼과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와 피드, 블로그 리뷰로 재가공해 각 채널 특성에 맞춰 내보내는 방식이다.

LF 유튜브 채널 'LF야 놀자'에 업로드된 영상물. 유튜브 'LF야 놀자'
LF 유튜브 채널 'LF야 놀자'에 업로드된 영상물. 유튜브 'LF야 놀자'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LF에 따르면 콘텐츠 카테고리 다변화를 본격화한 올해 6월 1일부터 9월 6일까지 유튜브 'LF랑놀자' 신규 구독자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구독 전환 효율도 84% 높아졌다. 짧은 호흡의 영상인 쇼츠가 신규 시청자 유입 창구 역할을 하고, 롱폼이 지속 시청과 구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스타그램 계정 '나인투식스' 팔로워는 지난해 9월 약 5만명에서 올해 9월 6만2000명으로 1년 새 약 24% 늘었다. 올해 1월 개설한 LF 블로그 '나인투식스매거진'은 개설 초기 대비 이웃 수가 약 620%, 누적 조회수는 약 760% 증가했다.
콘텐츠는 실무에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창구로도 활용된다. 이날 영상에 출연한 이혜련 아떼 액세서리 상품기획부 매니저는 "제품 출시 직후 소비자 반응을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데 사내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노출하면 댓글로 반응과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렇게 빠르게 얻은 피드백을 실제 상품 기획에도 반영할 수 있어 브랜드 성장에도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방지연 LF 브랜드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은 "홍보와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콘텐츠 소스를 다양한 채널과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각 접점에서 확산될 수 있는 판을 설계하는 것이 뉴미디어 콘텐츠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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