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학교급식 95%가 수의계약… '법 위반' 딱지 떼자마자 3100억 또 따냈다
한병도 의원실 분석… 최근 5년간 행정처분 업체 40%가 제재 후 재계약
위반 62%가 식품위생법… 대부분 과태료·단기 정지 끝나면 '수의계약 복귀'
한병도 의원 "위반 이력 통합관리·전과정 책임 강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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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5년간 14조원이 넘는 학교급식 시장의 95%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가운데, 식품위생법 위반이나 원산지 표시 위반, 부정당업자 제재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납품업체들이 제재가 끝나자마자 3100억원대 계약을 다시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없는 수의계약 관행이 위반 업체의 손쉬운 시장 복귀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학교급식 식재료 총 계약 규모 14조1956억원 중 95.3%인 13조5290억원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전자입찰 방식을 통한 계약은 6666억원으로 전체의 4.7%에 불과했다.
학교급식의 수의계약 편중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022년 94.1%였던 수의계약 비중은 2023년 94.9%, 2024년 95.4%, 2025년 95.9%, 2026년 7월 기준 96.1%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처럼 느슨한 공공급식 수의계약 구조 속에서 각종 법을 위반해 적발된 업체들이 별다른 제약 없이 학교 문턱을 다시 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관계 법령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 458곳 가운데 40.6%에 달하는 186곳이 제재 기간 종료 후 다시 학교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 이들이 제재 이후 체결한 재계약 건수는 총 2만9980건, 계약 금액은 3128억763만원에 달했다.
실제 경기도 소재 A업체는 2022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고 89일, 약 3개월간 공공급식통합플랫폼(eaT) 이용이 제한됐지만 제한이 풀리자마자 7598건의 계약을 체결해 915억5587만원을 수주했다. 상위 재계약 업체 10곳 중 8곳이 식품위생법 위반 업체였으며, 플랫폼 이용제한 기간은 대부분 31~92일, 즉 1~3개월 수준이었고 최장 기간도 202일에 그쳤다. 제재 기간만 지나면 막대한 공공조달 물량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전체 행정처분 527건 중에서는 식품위생법 위반이 329건으로 전체의 62.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부정당업자 제재가 163건으로 전체의 30.9%, 원산지 위반이 35건으로 6.6%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식품위생법 위반에 대한 처분은 과태료 부과가 192건으로 전체 위반의 58.4%에 달했고, 5년간 행정처분을 2건 이상 반복해서 받은 업체도 44곳으로 전체 처분 업체의 9.6%에 달했다.
지난 8월부터 개정 학교급식법이 시행돼 위반 업체에 대해 최대 6개월간 입찰 참가 제한 및 수의계약 배제가 가능해졌지만, 현행 제도만으로는 단기 제재 만료 후 시장 재진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병도 의원은 "학교급식은 성장기 아이들의 신체 발달과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교육부는 행정처분 및 위반 이력을 통합 관리하여 사전점검부터 사후관리까지 학교급식 전과정의 책임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재 이후 시정 확인 실태를 점검하고, 관계기관 정보공유와 현장 재점검 체계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