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느냐 지키느냐… 롯데손보 몸값 두고 신한·JKL '신경전'
JKL, 공개매각으로 1兆 몸값 수성
인수 후보 신한, 가격상승 경계
"수익성 개선 담보" 원칙 내세워
롯데손해보험이 이달 말 공개매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한 잠재 인수자로 거론되는 신한금융그룹의 참여 여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경쟁입찰을 통해 1조원 안팎의 몸값을 지키려는 반면, 신한금융은 "수익성 개선이 담보되지 않는 인수합병(M&A)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개매각 앞두고 신경전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두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신한금융 간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JKL파트너스와 매각주관사 삼정KPMG는 이달 말을 목표로 롯데손보 공개매각 공고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뒤 본실사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정이다.
앞서, 롯데손보 지분 77.04%를 보유한 JKL파트너스는 수의계약 형태로 신한금융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JKL파트너스는 1조원 초반대 가격을 기대했지만 신한금융은 7000억~8000억원 수준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양측의 단독 협상이 중단되며 JKL파트너스는 공개 경쟁입찰로 방향을 틀었다.
공개매각을 앞두고 양측은 몸값을 두고 서로 다른 셈법을 보이고 있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신한금융이 유력 인수 후보로 부각될수록 다른 원매자의 참여를 끌어내고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가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라는 태도로 가격 상승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롯데손보 공개매각의 흥행 여부와 가격 수준이 신한금융의 참여를 좌우할 전망이다.
■신한, '리딩금융' 탈환이 참여 변수
신한금융은 인수 가격뿐 아니라 인수 후 추가 자본 투입 부담까지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A와 관련해 "안정적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진행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롯데손보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더라도 1조원을 웃도는 가격을 지불하는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29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금융지주 생보사 중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손해보험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디지털 기반의 소형사로 그룹 내 존재감이 크지 않다.
'리딩금융'인 KB금융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도 손해보험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중요한 과제다. 올해 상반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8846억원과 3조4427억원으로 4419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두 그룹의 순이익 차가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이 거둔 순이익 4788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은행 계열사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KB국민은행을 앞섰지만, 보험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차이가 그룹 전체 실적의 격차로 이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손해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하나금융그룹도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은 현재까지 롯데손보 인수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공개매각 참여를 결정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건 맞지만, 인수 이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룹의 자본 부담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