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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비사업 공사비 23조 점검해놓고… 조정여부 확인은 0건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부동산원, 5년간 179건 검증
인하권고 반영했는지는 관리안해
'조합원 보호' 취지 미흡하단 지적

[단독] 정비사업 공사비 23조 점검해놓고… 조정여부 확인은 0건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년간 23조원이 넘는 국내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했지만, 그 결과가 실제 현장에 반영됐는지 확인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4조원 넘게 공사비 검증을 하는 만큼 사후관리 장치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규모는 4조2196억원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공사비 검증은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가 공사비를 부당하게 올리는 것을 막고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2019년 도입된 제도다.

2022년 2조1188억원이던 이 규모는 2023년 3조282억원, 2024년 4조7009억원, 2025년 9조97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가 아직 4개월가량 남은 만큼 전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검증 완료 건수도 오름세다. 2022년 32건, 2023년 30건, 2024년 36건으로 횡보하던 완료 건수는 2025년 52건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도 29건을 기록했다.

검증 규모가 23조원을 넘어섰지만 그 결과가 실제 계약에 반영됐는지 확인한 사례는 없다. 사후관리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검증을 받은 사업지가 최종 공사비를 어떻게 조정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제도 도입 취지인 '조합원 권익 보호'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은 "검증 이후 공사계약 결과에 대한 별도의 제출·관리 규정이 없어 관련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규정 미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행법상 공사비 검증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의무사항인 만큼 제도 도입 시기부터 관련 규정을 함께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공사비 검증을 맡고 있지만 검증 의뢰는 한국부동산원에 집중돼 있다. 검증 수수료 수입도 매년 늘어 지난해 65억원을 포함해 최근 5개년 동안 18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8월까지 32억원 이상을 받았다.

강 의원은 "제도 도입 5년이 지나도록 23조원이 넘는 공사비 검증을 해놓고 실제 공사비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단 한 건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이라며 "한국부동산원은 검증 실적만 쌓을 것이 아니라 감액 권고가 실제 계약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까지 추적·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점들을 알고 있다"며 "현재 관련 내용(사후관리)을 담은 개정안이 본회의를 앞두고 있어서, 빠르게 통과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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