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게르'에도 한국식 주소 생긴다…K-주소체계 첫 해외 진출
울란바토르 칭길테구에 도로명판·건물번호판 설치
게르는 땅을 격자로 나눈 '위치번호'를 본주소로 활용
2029년까지 110억원 ODA 투입…아프리카·중앙아시아 확산 추진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도로명주소 체계가 처음으로 해외 국가의 주소체계 구축에 본격 적용된다. 울란바토르 칭길테구 도로에는 한국처럼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붙이고, 건물이 없는 곳의 게르는 땅을 일정한 격자로 나눠 매긴 위치번호를 주소처럼 쓰는 방식이다.
행정안전부는 김민재 차관을 단장으로 한 전문단이 11일까지 몽골을 방문해 '몽골 주소정보 현대화를 통한 디지털 공공행정력 강화 사업' 착수식에 참석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ODA)로 추진되며, 2026년부터 2029년까지 110억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은 행안부가 한국형 주소체계의 첫 해외 수출 사례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전문단은 몽골 측과 주소체계의 안정적 유지·관리를 위한 법·제도 정비와 주소정보 디지털화, 양국 주소체계의 공동 활용, 담당 공무원 교류와 역량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우선 울란바토르 칭길테구 게르 지역의 '나르락크 24길'에 한국형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을 설치한다. 도로가 있는 곳에는 도로를 따라 번호를 부여하고, 건물에는 해당 도로명과 번호를 표시해 주소만으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번호를 매기는 방식도 한국과 비슷하다. 한국은 도로를 따라 20m 간격으로 기초번호를 정하고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홀수, 오른쪽에는 짝수를 부여한다. 몽골 주소 시스템에도 20m 간격과 홀수·짝수 번호 부여 방식이 반영된다.
도로와 건물이 없는 곳에서는 방식이 달라진다. 한국에서 산악이나 들판의 위치를 표시할 때 쓰는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한다. 땅을 일정한 크기의 격자로 나눈 뒤 각 지점에 문자와 숫자로 위치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몽골에서는 유목민 주거시설인 게르의 위치를 나타내는 본주소로 활용한다. 소유권이 설정된 토지와 건물에는 별도의 대체주소를 부여한다. 막다른 도로를 관리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본 도로에서 갈라진 짧은 도로에는 한국처럼 '10-1, 10-2' 등의 번호를 붙이고,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로 구분한다.
양국의 주소 분야 협력은 2024년부터 진행됐다. 행안부는 당시 몽골 내각관방부와 주소체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울란바토르에 '서울로' 도로명판을 설치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표지판 설치 수준의 협력을 넘어 몽골 주소 시스템 전반에 한국의 운영 방식을 적용하게 됐다.
행안부는 몽골 사업을 발판으로 한국형 주소체계의 해외 진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소 분야에서 협력 중인 에티오피아·탄자니아·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3개국과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을 대상으로 주소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차관은 "주소는 행정서비스, 국민 생활과 안전을 연결하는 중요한 국가기반 정보"라며 "디지털 행정과 재난안전, 물류 등에서 한국이 주소를 활용해 온 경험을 몽골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