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일하고 평생 연금 '따박따박'"...국민연금 추납, 2년새 3배 급증한 까닭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신청이 최근 2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말 추납 가능 기간을 최대 119개월로 제한하면서 신청 건수가 한풀 꺾였으나, 지난해 24만건을 넘어서는 등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추납으로 최소 가입기간을 채워 노후 연금 수급권을 얻은 외국인이 10년 새 83배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추납은 과거에 내지 못했던 국민연금 보험료를 나중에 내 가입 기간을 늘리는 제도다. 국민연금은 최소 10년, 즉 120개월 이상 보험료를 부어야 평생 매달 노령연금(수급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는 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실직이나 사업 중단, 경력 단절 등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추납할 수 있게 했다.
만약 젊었을 때 직장을 다니다 그만둬 가입 기간이 7년(84개월)에 그쳤다면, 과거에 안 냈던 3년(36개월) 치 보험료를 한 번에 몰아서 납부해 10년을 채우고 평생 연금을 탈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구제 장치인 셈이다. 처음 도입될 1999년 당시에는 신청 기간에 제한이 없었다가, 2016년말 전업주부처럼 소득이 없어 가입 대상에서 빠져 있던 이들(적용제외자)까지 추납 대상에 포함되면서 '연금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돼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국회는 2020년 12월 법을 고쳐 추납할 수 있는 기간을 10년 미만인 최대 119개월로 제한했고, 과열됐던 추납 신청도 빠르게 식었다. 하지만 2024년 13만8459건으로 반등하더니, 2025년에는 24만4329건으로 1년 만에 76.5% 급증했다.
저점을 찍었던 2023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신청 건수가 약 2.8배 폭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1∼6월)에만 이미 10만6838건이 접수돼 역대 최고치였던 2020년 수준에 다시 바짝 다가섰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외국인 가입자의 쏠림 현상이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외국인 신청 건수는 2016년(87건)부터 2018년(241건), 2020년(477건)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848건, 2025년에는 1517건으로 크게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벌써 994건이 몰렸다.
실제 연금을 받게 된 사람의 수도 크게 늘었다. 추납을 통해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딱 채워 평생 매달 노령연금을 받게 된 외국인은 2016년 27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기준 2250명으로 83.3배 폭증했다. 국내 보험료 납부 기간이 짧은 외국인에게 추납이 최소 가입 기간을 채워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내외국인 모두에서 추납 신청이 다시 증가하자 정부와 국회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외국인에 대한 심사 기준부터 손질하고 출입국 사실 증명을 통해 한 달에 15일 이상 국내에 실제로 머문 달만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 신청받기로 했다.
또 한국에 살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추납을 원천 차단하고, 상대국에 사는 우리 국민에게 추납을 허용하는 국가의 국민에게만 국내 추납을 열어주는 상호주의 원칙도 법령 개정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외국인의 추납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제한하고, 상호주의가 인정되더라도 최소 12개월 이상 실제 보험료를 낸 경우에만 추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연금당국은 이런 조치를 넘어 내외국인 모두에게 적용되는 근본적인 제도 개편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에 비례해서만 추납을 인정해주거나, 현재 최대 119개월인 추납 상한선 자체를 대폭 줄이는 방안이 핵심이다.
정부는 단기 가입 후 몰아내기로 연금을 타가는 행태를 막고 성실하게 오랜 기간 보험료를 내온 가입자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구체적인 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