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크로아티아와 6400억 '천무' 계약… "발칸반도 안보 요충지로 확장"
방사청, 자그레브 현지서 한화에어로-크로아티아 국방부 간 천무 18대 수출 공식 체결
양국 최초 대규모 방산 협력 이정표…단순 수출 넘어 현지 기업과 MRO·산업협력 확대
글로벌 다연장 시장서 미국·이스라엘과 어깨 나란히…'납기 및 화력 가용성' 통했다
이용철 방사청장·안규백 장관, 크로아티아 총리 면담…유럽 내 '천무 생태계' 확장 가속
[파이낸셜뉴스] K-방산이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넘어 동유럽과 지중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발칸반도까지 확장됐다.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크로아티아 국방부와 수주액 기준 약 6400억원 규모의 다연장로켓(MLRS)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유럽 다연장로켓 시장은 미국산 하이마스(HIMARS)와 이스라엘산 풀스(PULS) 등이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천무는 경쟁 기종 대비 2배의 화력(230mm 로켓 12발 탑재)을 투사할 수 있는 물리적 강점과 함께, 압도적인 적기 납품 역량 및 신속한 후속 지원 능력을 바탕으로 유럽 군 수뇌부의 선택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발칸반도 첫 대규모 계약, 완제품 넘어 '방산 생태계' 이식
10일(현지 시간)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크로아티아 국방부 간 수주액 기준 4억1000만유로(약 6400억원) 규모의 천무 다연장로켓 18대 수출 계약이 공식 체결됐다. 대한민국과 크로아티아 양국 간에 이뤄진 최초의 대규모 방산 협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의 본질은 단순한 무기 완제품 거래에 그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나토 회원국들의 지상군 화력 리빌딩이 급선무로 떠오른 상황에서, 크로아티아는 천무 도입을 계기로 한국 방산과의 장기적 협력을 선택했다. 계약 구조 역시 현지 방산업체들과의 산업 협력, 후속 군수지원(MRO) 및 공동 정비망 구축 등 다각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장기 '안보 공급망 파트너십' 체계로 설계됐다.
그동안 유럽 다연장로켓 시장은 미국산 하이마스가 주도해 왔으나, 납기 및 인도 지연(Backlog)이 고질적인 문제로 부각되어 왔다. 반면 한국의 천무는 하이마스 대비 2배의 화력(230mm 로켓 12발 탑재, 하이마스는 6발)을 투사할 수 있는 물리적 강점과 더불어, 압도적인 적기 납품 역량 및 신속한 후속 지원 능력을 무기로 유럽 군 수뇌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총리 주관 서명식 성사, 차기 정부로 이어질 국방외교 연속성 공고
이번 수주는 정부와 방산업계가 다년간 쌓아온 고위급 안보 외교의 결실이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함께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가 직접 주관한 천무 계약식에 참석해 양국의 국방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특히 안 장관이 이임을 앞둔 시점임에도 크로아티아 현지로 직접 날아가 총리 면담에 배석한 것은, 차기 정부로 이어질 국방외교의 연속성과 신뢰성을 대외에 천명하기 위한 정무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지 서명식은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이반 아누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 간의 최종 서명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 청장은 "한국의 대표 무기체계인 천무가 크로아티아의 안보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자유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로서 향후 방산 협력의 분야와 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 장관 역시 서명식 축사를 통해 "오늘의 서명식은 외침에 맞서온 유사한 역사의 궤를 함께하며 자유와 평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면서 "천무는 크로아티아의 전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킬 것이며, 양국의 협력이 국방·안보 영역으로 확장되고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무 이어 '천궁'까지 연쇄 노크, 국방협력 MOU로 안보 결속 제도화
안 장관은 서명식 전 플렌코비치 총리 및 크로아티아 안보 핵심 관계자들과의 면담 간 다연장로켓 천무에 이어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인 '천궁'의 독보적인 우수성을 적극 설명하며 현지 군 수뇌부의 깊은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크로아티아 양국 국방 당국은 이날 '대한민국 국방부와 크로아티아 공화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제도적 안보 인프라를 완성했다. 지난해 9월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포괄적 협력 논의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결실을 본 이번 MOU를 통해, 양국은 향후 정례적인 국방정책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고 구체적인 군사 교류 방안을 지속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양국 국방 협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법적 기반을 닦은 셈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폴란드에 이어 유럽 내 또 다른 '천무 운용국'을 확보함으로써, 인근 발칸반도 국가들로의 추가적인 도미노 수출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동급 무기 체계의 공급망 지연 속에서 '신뢰'와 '성능'을 입증한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유럽의 안보 지도를 새로 쓰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