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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마이데이터가 온투업 판을 키운다

파이낸셜뉴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새 차주 발굴
대안신용평가로 상환능력을 판단
대출이후 채무관리까지 맡아 주목
기존업체는 연계대출 운영등 강점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협업하면
포용금융의 핵심인프라 될 수 있어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

지난 칼럼에서 포용금융을 위해서는 금리 단층을 메우는 새 금융모델이 필요하다고 썼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가 곧바로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나는 구조를 바꾸려면, 차주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정교하게 관리하는 금융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 핵심 수단은 마이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다. 기존 신용평가는 과거의 연체 이력, 대출 잔액, 카드 사용정보 등을 주로 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계좌 입출금 흐름, 소비패턴, 현금흐름의 안정성, 저축 노력, 대출 이후 재무 변화까지 보면 같은 중저신용자 안에서도 차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차주를 발굴하고, 대안신용평가로 상환능력을 판단하며, 대출 이후 채무관리까지 맡는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다.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는 자금을 공급하고, 데이터 역량을 가진 사업자는 심사와 사후관리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대출 중개가 아니다. 대출 전에는 더 정확히 고르고, 대출 후에는 더 빨리 돌보는 모델이다.

현행 법제에서 이런 모델을 구현하려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즉 온투업의 틀을 거쳐야 한다. 이미 일부 온투업자들이 금융회사와 협력해 유사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의미 있는 출발이다. 다만 현재 서비스는 차주 연계에 무게가 실려 있다. 더 넓은 차주를 발굴하고, 심사를 고도화하며, 대출 이후 사후관리와 채무조정 연계까지 수행하는 단계로는 여지가 크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역량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진입은 온투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또 하나의 온투업자가 생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고객 접점, 데이터, AI 분석, 사용자 경험을 갖춘 사업자가 들어오면 온투업의 역할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온투업이 차주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통로였다면, 앞으로는 상환능력을 더 정확히 읽고 대출 이후 위험까지 관리하는 중금리 금융 인프라로 진화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대형 사업자의 진입이 기존 온투업자의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이를 기존 시장을 나누는 관점에서만 보면 답을 찾기 어렵다. 더 중요한 질문은 중금리대출 시장 전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이다.

온투업은 처음 등장했을 때 기존 금융이 보지 못한 차주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은행과 고금리 시장 사이의 빈 구간을 메울 수 있다는 기대였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은 그 가능성을 다시 키울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계기가 마이데이터와 AI가 될 수 있다. 은행은 리스크 부담 때문에 중저신용자 대출에 조심스럽고, 일부 제2금융권은 정교한 심사와 사후관리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 그 사이에서 상환 여력이 있는 차주가 카드론이나 대부업 등 더 높은 금리 시장으로 밀려난다. 마이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가 작동하면 이 빈틈을 메울 수 있다.

이것은 기존 온투업자의 파이를 빼앗는 문제가 아니다. 보이지 않던 시장을 새로 발견하는 일이다. 새로운 사업자가 더 넓은 차주군을 발굴하고, 더 정교한 심사기준과 사후관리 모델을 제시하면 온투업 전체의 기준도 높아진다. 다른 금융업에서도 혁신 사업자가 들어오며 업계 전체가 자극을 받은 사례가 있다.

기존 온투업자들도 신규 혁신 사업자를 경쟁 상대로만 볼 필요는 없다. 협업의 여지가 크다. 신규 사업자는 고객 접점, 데이터 분석, 사용자 경험에 강점이 있고 기존 온투업자는 연계대출 운영, 투자자 관리, 상품 설계 경험을 갖고 있다. 각자의 강점이 결합되면 개인 신용대출을 넘어 개인사업자와 자영업자 금융, 생산적 금융, 정책금융 연계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온투업의 다음 단계는 단순한 '연계'가 아니라 '관리'와 '확장'이다. 대출을 한 번 연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차주의 재무상태를 계속 살피고, 위험신호가 보이면 상환계획 조정이나 채무상담, 정책금융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온투업은 단순한 대출 통로가 아니라 포용금융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중금리대출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넓어져야 한다. 마이데이터와 AI를 갖춘 혁신 사업자의 진입은 그 판 자체를 키우는 일이 될 수 있다. 온투업이 다시 주목받으려면 새로운 플레이어, 새로운 데이터, 새로운 사후관리 모델이 필요하다. 포용금융도, 온투업도 결국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적절한 금융을 연결할 때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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