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향부터 소리까지… 기억에 남는 브랜드 공간 디자인하죠"
송주명 해비턴트 대표
GS타워 등 미디어파사드로 명성
LG와 6년간 해외전시·CES 협업
싱가포르 백화점 리모델링 참여도
음악까지 설계해 방문객들에 인기
"사람이 이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기억하는가를 우선순위에 두고 브랜드 공간을 디자인한다." 송주명 해비턴트 대표(사진)는 10일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를 설명으로 이해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처음 미디어 파사드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디어 파사드인 GS타워를 시작으로 세빛섬과 광안대교, 롯데월드타워 등이 그의 손에 닿았다. 수많은 도시 구조물과 건물의 표면에 펼쳐진 메시지를 담은 거대한 영상작품은 기업과 지역의 경관을 브랜딩하는 경험이었다.
LG와 6년간 라스베이거스, 베를린, 암스테르담, 밀라노에서 선보인 전시 이벤트 공간과 미디어 아트, 소비자가전쇼(CES)도 큰 호응을 얻었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향부터 바닥에 설치된 영상이 거울에 반사돼 전시관 전체로 확장되고 소리와 영상에 맞춰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식탁 위에 번지는 파장, 마지막 핑거푸드까지 모든 것에 브랜드 이미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해비턴트의 최근 사업은 단순히 벽면에 영상을 비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물 전체로 확장됐다. 텅 빈 건물일 때부터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공간을 상품과 브랜딩, 마케팅을 넘어 총체적 문화 경험의 영역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송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 기업 프로젝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공간, 콘텐츠, 디지털, 운영 모두 각각의 전문회사가 담당한다. 송 대표는 "문제는 그보다 앞에 있다"며 "수많은 경험 중 사라지지 않을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전달하고 남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공간을 설계하고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기업의 전문가가 브랜드 경험 전문가와 함께 생각을 다듬어 하나의 경험으로 공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것 같은 것들을 만들고 어찌어찌 조합해서 공간을 디자인한다"며 "처음부터 하나의 생각으로 우리가 왜 이것을 만드는지, 사람은 이 장소 혹은 우리의 상품으로 무엇을 경험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을 받아 싱가포르 메트로그룹 백화점 내 슬립랩과 미니뮤즈 등 2개 층을 리모델링했다. 슬립랩에는 단순 제품 진열 중심이던 베딩 존을 70m 길이의 발광다이오드(LED) 기반 몰입형 공간으로 감각적으로 구성함으로써 체류시간 증가를 유도했다. 공간과 디지털 경험을 비롯해 상품 개발에서 매장의 음악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 방문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현재 해비턴트는 홍콩의 상징물인 피크타워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공간과 콘텐츠, 운영 프로그램을 아우르는 총괄디렉션을 맡고 있다. 부산 황령산 전망대 조성사업에도 참여해 공간보다는 경험을 설계하겠다는 목표다.
송 대표는 아이웨어 브랜드 '레이버(LABOR)'도 운영하고 있다. 정식 매장도 없지만 입소문을 타며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뮤지션 테오 크로커, 래퍼 오프셋 등 창작자들이 즐겨 찾는 안경이 됐다.
그는 "브랜드는 아이를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 처음 기획하는 순간부터 세상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성장하는 과정까지 오랜 시간 들여다봐야 한다"며 웃었다.
[email protected] 김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