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작은 집' 들인 LG전자… 유럽 주거시장 판 흔들다 [르포]
네덜란드 'LG전자 AI홈' 현장 가보니
주방·거실 옮겨놓은 20평대 집
인덕션·세탁기 등 자연스레 체험
실사용 환경 노출로 매출 20%↑
현지 주거단지선 난방·지붕 공략
히트펌프·버퍼탱크 패키지 승부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로테르담·리더케르크)=임수빈 기자】지난 7일(현지시간) 방문한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심가의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로테르담'. 냉장고와 세탁기를 빼곡하게 늘어놓은 여느 가전 매장과 달리 LG전자 매장에는 20평대 '집'이 통째로 들어서 있었다. 주방에는 인덕션과 빌트인 오븐, 식기세척기가 실제 가정처럼 자리 잡았고 거실과 다용도실에는 에어컨과 세탁기가 자연스럽게 배치됐다. 같은 날 차로 약 20분 떨어진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규모 주거단지 공사 현장에서는 건물 지붕 위로 LG전자 히트펌프 실외기가 줄지어 설치돼 있었다. 가전을 판매하는 매장부터 실제 사람들이 거주할 주택까지, LG전자가 유럽에서 개별 제품을 넘어 '집'이라는 공간 전체를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매장에 '집' 넣었더니 매출 20%↑
유럽 최대 가전 유통 체인 미디어마크트자툰이 운영하는 테크 빌리지는 주요 도시 핵심 상권에 위치한 '전략 매장'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이곳에 위치한 매장을 기존 약 28㎡(약 8평)에서 73㎡(약 22평)로 3배 가까이 넓히고 제품 진열 중심에서 실제 생활 공간 형태로 전면 개편했다. 입점한 10여개 브랜드 가운데 주방·거실·다용도실 등 실제 가정 환경을 구현한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현장에서 만난 이은영 LG전자 베네룩스법인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마케팅팀장은 "제품들은 결국 집에 가서 쓰이는데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집처럼 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성과도 뒤따르고 있다. 리모델링 이후 올해 상반기 해당 매장의 LG전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매장에서는 LG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확대하고 있는 인공지능(AI) 홈의 작동 방식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AI 홈 플랫폼 LG 씽큐와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를 연동해 가전과 센서가 집 안의 상황을 공유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제이 로머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마케팅 매니저는 "생활 공간과 비슷한 환경에 여러 제품을 함께 배치해 LG전자의 기술이 자신의 집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직접 그려볼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매장 밖 '진짜 집'도 통째로 공략
LG전자의 유럽 주택 공략은 실제 주거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리더케르크에 조성 중인 102세대 규모 주거 단지에는 LG전자의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지난해 인수한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스테인리스 버퍼탱크가 함께 들어섰다.
써마브이는 외부 공기에서 얻은 열에너지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투입되는 전력 대비 약 4~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화석연료 보일러와 비교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약 40~60%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버퍼탱크는 히트펌프로 만든 난방수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한다. 히트펌프가 짧은 시간 안에 가동과 정지를 반복하는 것을 줄여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LG전자가 히트펌프와 버퍼탱크를 각각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냉난방과 온수 시스템을 하나의 패키지로 공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여러 공급사를 따로 관리할 필요 없이 설계부터 시공·사후관리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다.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에코솔루션(ES)사업 리더는 "유럽 고객의 요구가 냉난방과 온수, 열 저장과 제어를 보다 편리하게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바뀌고 있다"며 "히트펌프와 다양한 탱크 라인업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