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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와 단교 선언한 알제리…"서사하라·사헬 갈등에 관계 파탄"

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알제리가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도발적이고 적대적인 행위"를 이유로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서사하라·사헬 등지에서 양국 간 누적된 정치·외교적 갈등이 결국 관계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전문매체 알모니터, 프랑스 르몽드 등에 따르면 알제리 국영 매체들은 이날 "알제리는 양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수단이 소진됨에 따라 UAE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사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알제리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UAE가 "도발적이고 적대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며, 알제리 주재 UAE 대사에게 48시간 이내 결정을 준수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UAE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양국 국민 간의 형제적 유대를 지키는 방향으로 일시적인 조치에 그치기를 바란다"며 대응을 자제했다.

다만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외교 관계는 수수께끼나 해독이 필요한 암시가 아니라 이성, 소통, 명확한 이해관계를 통해 관리된다"며 알제리를 우회 비판했다.

알모니터는 알제리의 단교 선언이 최근 UAE가 이스라엘·모로코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알제리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으며, 모로코와는 지난 2021년 단교했다.

알제리는 서사하라를 두고 모로코와 수십 년째 분쟁을 벌이고 있다. 모로코는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반면, 알제리는 독립운동 단체 '폴리사리오 전선'을 지원한다.

그러나 UAE는 지난 2020년 아랍 국가 중 최초로 모로코가 통제하는 서사하라 최대 도시 엘아이운에 영사관을 개설했다. 이는 같은 해 UAE, 모로코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알제리의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알제리에선 UAE-모로코 협력이 "이스라엘을 등에 업고 알제리 국경을 약화하려는 적대적 음모"라는 공포가 확산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갈등은 알제리가 자국 남부의 '안보 방어선'으로 간주하는 사헬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UAE가 개입하면서 더욱 악화했다.

수단 분쟁에서도 알제리는 정부군을 지원하지만, UAE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에 무기와 자금을 은밀히 제공하고 있다. UAE는 니제르, 말리,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도 알제리가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정치 세력을 돕고 있다.

지난달 29일 니제르에서 벌어진 쿠데타 미수 사건은 알제리가 단교를 결정한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알제리는 위기에 빠진 니제르 군사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전투기 편대를 파견했다. 알제리와 니제르는 UAE가 반란 세력의 배후에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앞서 압델마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지난해 7월 "UAE가 발을 내딛는 곳마다 피가 흐른다. 이는 심각한 문제이며 우리에게는 증거가 있다"면서도 "아랍 세계에 분열이 너무 심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관계를 끊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몽드는 "적대 행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단교의 결정적 계기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며 "알제리 내부의 어려움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한 테분 대통령의 교란 작전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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