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휘발윳값 2배·식료품 물가 128%↑…전쟁에 무너지는 이란 민생

뉴시스

주유소 곳곳 연료 동나…택시·트럭 운전기사 잇따라 파업
생활비 부담 급증…리알화 가치 사상 최저

[테헤란=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7일 일부 휘발유 가격을 두 배로 올려 리터당 0.04달러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란 시민들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2026.09.11. *재판매 및 DB 금지
[테헤란=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7일 일부 휘발유 가격을 두 배로 올려 리터당 0.04달러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란 시민들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2026.09.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의 전쟁과 봉쇄로 이란의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료 보조금을 축소하고 일부 휘발유 가격을 두 배로 올린 가운데, 연료 부족에 항의하는 운송업계의 파업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식료품 물가가 1년 새 128% 급등하고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는 등 민생 경제 전반에 충격이 번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7일 일부 휘발유 가격을 두 배로 올려 리터당 0.04달러 수준으로 인상했다. 정부가 정한 최저가 보조금 적용 물량을 모두 소진한 뒤 연료를 가득 채우려면 승용차는 약 2달러, 트럭은 약 5달러가 든다. 월 소득이 100달러를 크게 넘지 않는 대부분의 이란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가격 인상을 앞두고 운전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동났다. 전쟁으로 파손된 정유시설을 복구해야 하는 데다 미국의 봉쇄로 휘발유 수입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연료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연료난은 운송업계의 파업으로 번지고 있다. 동부 케르만주에서는 택시 운전사 120명이 보조금 적용 연료 할당량 축소에 항의했고, 약 300만명의 운전사를 보유한 이란 차량호출·배달 플랫폼 스냅(Snapp) 소속 운전사들도 여러 도시에서 파업에 나섰다.

트럭 운전사들도 가세했다. 지난달 이라크 국경의 메흐란 터미널에서는 연료 부족에 항의하는 파업이 벌어졌으며, 이란 컨테이너 물동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반다르아바스항의 트럭 운전사들도 파업에 동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송업계에서는 전쟁 초기에도 없던 연료난이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트럭운전사협회의 잘랄 무사비 부회장은 국영 이란노동통신(ILNA)에 "운송업자들은 전쟁과 미사일 공격 속에서도 화물을 운송했고 단 한 시간도 물류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운전사들이 연료를 넣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료난과 함께 고물가와 통화가치 하락도 이란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8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8% 급등했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리알화 가치도 급락해 10일 달러당 230만 리알을 넘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활고가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식료품과 교육비 등 필수 지출까지 줄이고 있다. 스냅은 최근 식료품과 택시 이용료를 4회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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