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낮아졌다고 좋아하지 마세요"…당뇨 환자, 음주 후 저혈당 경고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술을 마신 다음 날 혈당이 낮게 나오면 "당뇨병이 좋아졌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이를 호전이 아니라 저혈당의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이 2026년 6월 한 달간 입·퇴원 환자 254명의 주요 내과적 동반질환을 집계한 결과, 고혈압이 101명(39.8%)으로 가장 많았으며, 당뇨병은 48명(18.9%)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간질환 등 다양한 내과적 동반질환이 확인돼,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 과정에서 음주 문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함께 살펴야 할 필요성이 나타났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술을 마신 다음 날 혈당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당뇨병이 좋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혈당 관리는 수치를 무조건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저혈당을 피하면서 환자에게 맞는 목표 범위를 유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간은 식사를 하지 않는 동안에도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하거나 포도당을 새로 만들어 혈당을 유지한다. 그러나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는 간의 포도당 생성이 억제될 수 있다. 특히 식사를 거르거나 충분히 먹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혈당 유지가 어려워져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저혈당 증상이 취기나 숙취와 혼동되기 쉽다는 것이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식은땀, 손 떨림,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졸음, 혼란, 의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음주 반응으로 넘기지 말고 실제 혈당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원장은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음주 후 저혈당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저혈당은 음주 직후뿐 아니라 수 시간 뒤나 다음 날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복용 약물과 식사 상태 등을 고려해 음주 후 혈당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평소 혈당 조절 상태 역시 한 번 측정한 공복혈당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약 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하는 당화혈색소와 평소 혈당 기록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에 있더라도 저혈당이 반복된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치료 계획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 원장은 "당뇨병 치료는 혈당 수치뿐 아니라 식사 상태와 복용 약물, 동반질환, 저혈당 경험 등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고려해 계획해야 한다"며 "음주로 혈당 조절이 반복적으로 불안정해지는 환자는 의료진과 상의해 단주를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을 실천하고, 동반질환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