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교육청 재정 '한 지붕 두 살림'…내년 예산, 첫 시험대
전남은 사업 지연 따른 이월·광주는 미집행 불용 두드러져 교부금 변동·기금 소진 우려 속 재정운용 기준 일원화 시급 중복사업·행정비용 줄여 통합효과 학교·학생에게 돌려줘야
[전남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전남과 광주가 교육행정의 울타리를 하나로 합쳤지만 재정은 여전히 '두 집 살림'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합 전 전남은 사업비를 제때 집행하지 못해 다음 연도로 넘겼으며, 광주는 편성한 예산을 쓰지 못한 채 남겼다. 교부금 변동과 기금 고갈 우려에 학생 감소, 복지지출 확대까지 겹치면서 2027년도 예산이 통합교육청 재정 운용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작성한 전남도교육비특별회계·광주시교육비특별회계 2025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의 2025회계연도 세입은 5조3480억원, 세출은 5조892억원으로 집계됐다. 광주교육청은 세입 3조335억원, 세출 2조8988억원을 기록했다.
두 교육청 모두 예산현액을 웃도는 세입을 확보했지만 이를 제때 교육 현장에 투입하지 못했다.
전남은 '이월 중심형' 재정 구조를 보였다. 전체 이월금 2026억원 중 학교시설 공사 등 계속비이월이 1911억원으로 94.3%를 차지했다. 예산을 쓰지 않았다기보다 계획한 사업을 회계연도 안에 마무리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광주는 '불용 중심형'에 가까웠다. 불용액은 506억원, 불용률은 1.7%로 전남의 325억원, 0.6%를 모두 웃돌았다. 사업비를 다음 연도로 넘기기보다 집행하지 못한 채 남긴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보고서는 전남의 사업 지연과 광주의 집행 부진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비와 이월사업에 통합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사업별 집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취약한 세입 구조도 과제로 꼽혔다. 두 교육청은 전체 세입의 85∼90%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에 의존한다. 핵심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면 자체 정책사업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전남·광주의 보통교부금은 2022년 7조1307억원에서 2023년 5조7431억원으로 19.5% 급감했다. 세입 감소의 충격을 흡수해 온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도 소진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기금을 부족한 세입을 메우는 상시 재원으로 활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간 전출 한도를 설정하고 권역별 배분 기준과 중장기 재조성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교부금과 법정전입금 정산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세입 변동을 상시 관리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학생 감소와 필수 지출 증가는 재정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남·광주 학생 수는 2022년 39만1514명에서 2026년 34만7720명으로 11.2% 줄었다. 반면 특수교육 대상자는 같은 기간 7217명에서 8086명으로 늘었다. 늘봄·돌봄과 현금성 교육복지 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남학생교육수당과 광주 꿈드리미사업은 2028년 예산 통합에 앞서 관리 기준을 일원화해야 할 사업으로 지목됐다. 카드 사용처와 부정 사용 환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수혜 인원이나 집행률이 아닌 교육비 경감과 학습 효과를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 복지사업과의 중복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스마트기기 사업도 정비가 시급하다. 전남은 여러 운영체제를 학교가 관리하는 반면 광주는 단일 운영체제를 교육청이 총괄한다. 보고서는 기존 기기의 사용연한을 고려해 운영체제와 보급 기준을 단계적으로 통일할 것을 주문했다. 통합 자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사용하지 않는 기기의 재배치를 늘려야 한다고도 했다.
통합금고 지정은 재정 효율을 높일 기회로 제시됐다. 통합교육청이 운용할 연간 평균잔액은 1조5000억원을 넘는다. 이를 바탕으로 우대금리와 협력사업비를 적극 협상하고 전남의 만기 분산 운용 방식과 광주의 기금 예치 경험을 결합한 통합 자금운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보고서는 교육청 통합이 조직을 합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복 사업과 행정비용을 줄여 확보한 재원을 학교와 학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2027년도 예산을 두 교육청의 숫자를 단순히 합친 장부가 아니라 통합 효과를 교육 현장에서 입증하는 첫 재정 설계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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