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빨아들이는 SK하닉 ADR... 상장 두달 만에 美프리미엄 40% 육박
본주와 괴리율 50.7%까지 벌어져
일각선 "수급 악재 지나치게 부각"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본주 간 괴리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양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만5000원(6.35%) 내린 16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SK하이닉스 ADR과의 괴리율은 50.7%까지 벌어졌다.
전 거래일인 지난 11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ADR은 전장보다 1.77달러(0.94%) 오른 190.07에 장을 마감했다. ADR과 본주 교환 비율(10대 1),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환산하면 약 255만8200원이다.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이후 본주 대비 평균 35%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ADR 프리미엄은 지난 7월 일평균 32.5%에서 지난달 35.4%, 이달 38.7%로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2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10% 이상 하락하며 ADR 환산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괴리율은 더욱 벌어진 것이다.
ADR이 국내 주식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함에도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프리미엄을 좇아 미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데다, ADR의 높은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DR 가격이 본주의 10분의 1 수준인 만큼 투자 접근성도 높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 ADR 상장 이후 이달 11일까지 7억1385만달러(약 9600억원)를 순매수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세가 거셌다. 같은 기간 개인은 SK하이닉스를 5조9675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8조6822억원, 3조969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하는 등 기타법인이 18조6562억원 규모의 물량을 받아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등하면서, 차익실현 및 손절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가 오를 때마다 고점에서 물린 투자자들의 매물이 나오며 회복세를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ADR의 경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내년 중 SK하이닉스 ADR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지수에 편입될 경우 패시브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펀드 자금이 몰리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수급 등 악재가 부각되는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이같은 부수적인 요인도 뒷받침되고 있어 당분간 괴리율은 좁혀지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다만 "현재 국내 증시는 악재가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며 "결국 본주와 ADR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증시가 안정화되면 수개월 뒤엔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