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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방어권' 사과하자는 인권위… 전문가 타령에 위원장 퇴장까지 '점입가경'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에서 제15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에서 제15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을 취소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국가인권위원회가 그야말로 두 동강이 났다. 안건 상정부터 고성이 오가더니 급기야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끝내고 퇴장해 버리는 사상 초유의 '반쪽 파행' 사태가 벌어졌다.

14일 오후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 회의실은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도마 위에 오른 건 지난해 2월 인권위가 의결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권고안이다. 진보 성향 위원 6명은 "인권위가 내란범의 변호 기관으로 전락했던 부끄러운 과거"라며 당시 결정을 공식 폐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자는 안건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찬성 6명, 반대 5명. 2시간여의 격론 끝에 수적 우위를 앞세운 진보 성향 위원들의 주도로 안건은 가까스로 정식 상정됐다.

하지만 진짜 충돌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보수 성향의 안창호 위원장을 비롯한 반대 측은 "이미 집행이 끝난 과거의 권고를 소급해서 폐기하겠다는 건 법적으로 무효일 뿐만 아니라 인권위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조숙현 위원이 "부끄러운 과거를 왜 계속 반복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안 위원장이 "왜 부끄럽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회의장은 고성으로 얼룩졌다.

결국 안 위원장이 '시간 끌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찬반 양측이 추천하는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먼저 들어본 뒤 표결하겠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진보 측 위원들이 "이미 수차례 논의한 사안인데 지금 와서 무슨 외부 자문이냐"며 당장 표결할 것을 거세게 요구했지만 안 위원장은 오후 7시 9분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하고 반대파 위원들과 함께 회의장을 떠나버렸다.

위원장이 사라진 텅 빈 회의장에 남겨진 6명의 진보 성향 위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이숙진 상임위원의 직무대행 체제로 회의를 강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전례가 없다는 사무처의 만류로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영근 상임위원(왼쪽부터), 조숙현 위원, 이숙진 상임위원, 김민문정 위원, 소라미 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5차 전원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 의결 폐기 및 대국민 사과의 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영근 상임위원(왼쪽부터), 조숙현 위원, 이숙진 상임위원, 김민문정 위원, 소라미 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5차 전원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 의결 폐기 및 대국민 사과의 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회의 직후 진보 측 위원들은 긴급 백브리핑을 자청해 "표결 시 통과될 가능성이 높자 안 위원장이 역사적 책임 기록을 피하려고 독단적인 꼼수를 썼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진보 측 위원들은 '폐기'라는 법적 용어에 얽매이기보다 "당시 결정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에 화력을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안 위원장이 늦어도 다음달 12일까지는 해당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한 달 뒤 인권위 회의실에서는 또 한 번의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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