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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보다 차세대 '굿닥터'? K포맷 세계화의 역설…"크고 화려한 것보다 반복 가능한 아이디어"[BCWW]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6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특별세션

BCWW 스페셜 세션 2 : 포맷 리믹스: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 현장 모습. 콘진원 제공
BCWW 스페셜 세션 2 : 포맷 리믹스: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 현장 모습. 콘진원 제공
BCWW 스페셜 세션 2 : 포맷 리믹스: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 현장 모습. 콘진원 제공
BCWW 스페셜 세션 2 : 포맷 리믹스: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 현장 모습. 콘진원 제공
BCWW 스페셜 세션 2 : 포맷 리믹스: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 현장 모습. 콘진원 제공
BCWW 스페셜 세션 2 : 포맷 리믹스: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 현장 모습. 콘진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포맷은 더 크고 화려해졌다." 하지만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해외 포맷 관계자들은 "더 크고 화려한 것보다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특별세션 '포맷 리믹스(Format Remix): 국경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새로운 포맷 문법'에서는 세계 포맷 시장의 변화와 K포맷의 해외 진출 전략이 논의됐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북미와 영국, 튀르키예 등 바이어들은 한국 포맷의 다음 과제로 '단순하고 반복 가능한 핵심 구조'를 꼽았다. 다양한 문화권으로 확장되기 위해선 너무 복잡하고 완벽한 게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한국 원작이 직접 소비되면서 리메이크 시장이 오히려 위축됐다고 꼬집었다.

토론을 진행한 황진우 썸씽스페셜 대표도 한국 포맷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선택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7미디어 측 "한국 신규 스크립트 포맷 최대 원산국 부상"

발제에 나선 트랑 응우옌 K7미디어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아프리카 매니저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말까지 한국은 세계 신규 스크립티드 포맷의 22%를 차지한 최대 원산국"이라며 "새로 제작된 스크립티드 리메이크 5편 가운데 1편 이상이 한국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반면 논스크립티드(드라마·시트콤 같은 극영상을 제외한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는 한국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세계에서 유통되는 상위 100개 포맷 가운데 아시아 포맷은 7%에 그쳤으며, 일본이 5개, 한국은 2개를 차지했다.

논스크립티드 중에선 리얼리티와 게임쇼를 한국 포맷의 유망 분야로 지목했다. 응우옌 매니저는 "'피의 게임'은 한국 포맷도 리얼리티 분야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특히 한국은 여러 장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게임쇼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바이어들은 최근 한국 콘텐츠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고비용 구조로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파른 제작비 상승은 실제로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애덤 스타인먼 블링크49스튜디오 글로벌 포맷·인수 부문 수석부사장은 "예능 '복면가왕'과 드라마 '굿닥터'처럼 성공한 한국 포맷의 중심에는 단순하고 창의적인 DNA가 있었다"며 "최근에는 넷플릭스 같은 대형 스트리머에서만 가능한 복잡하고 비싼 포맷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원·문채원 주연 '굿닥터'는 미국 ABC가 리메이크해 2017년 미국판 '더 굿 닥터'를 선보였으며, 2024년까지 총 7개 시즌이 제작됐다.

그는 "'피지컬: 100'은 훌륭한 한국 포맷이지만, 넷플릭스 생태계 안에서 현지판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방송사가 감당할 수 있고, 여러 시장에서 반복 제작할 수 있는 포맷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드라마 높은 완성도, 포맷 수출 양날의 검?

한국 콘텐츠의 높은 완성도가 포맷 수출에는 양날의 검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타인먼 수석부사장은 "한국 드라마가 워낙 잘 만들어지고 시청자도 자막 시청을 꺼리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가 굳이 리메이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스트리머에서 한국 원작이 성공할수록 스크립티드 포맷 시장은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엘라 우만스키 ITV스튜디오 포맷 인수 부사장은 K포맷의 경쟁력으로 '한국적인 시선'을 꼽았다. 그는 "'복면가왕'은 가수를 뽑는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탤런트쇼를 추리게임으로 바꿨다"며 "그 성공 이후 추리라는 장치가 요리와 데이트 등 여러 장르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성공한 심리게임 '더 트레이터스'나 데이트 리얼리티 '러브 아일랜드'와 비슷한 한국 포맷을 만들려고 하면 결국 원조와 경쟁하게 된다"며 "서구의 성공작을 모방하기보다 한국에서 그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튀르키예, 옛 K드라마 마법 사라져...'진정성과 친숙함' 강점

튀르키예의 제렌 에르게네콘 HECE미디어 공동대표는 한국 드라마의 강점을 '진정성과 친숙함'으로 정의했다.

그는 "한국과 튀르키예는 가족관계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비슷하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고충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다룬 것이 한국 드라마의 매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고예산·하이콘셉트 작품이 많아진 대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다뤘던 옛 K드라마의 마법이 사라지고 있다"며 "판타지나 시간여행, 웹툰 원작이 아닌 일상의 이야기가 다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개발 초기부터 현지 파트너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스타인먼 수석부사장은 "'한국에서 역대 세 번째로 성공한 프로그램'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미국 방송사의 결정을 끌어낼 수 없다"며 "어떤 프로그램이 끝나 편성 공백이 생겼고, 왜 이 작품이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지까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검증된 쇼러너와 작가를 초기부터 참여시키고 무드 릴과 포맷 바이블을 준비해 구매 위험을 낮춰야 한다"며 "옵션료를 얼마나 많이 받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파트너십을 맺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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