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비싸도 너무 비싸"…'반줄 김밥 2500원'까지 등장했다는데
[파이낸셜뉴스]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인플레이션)의 시대다.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며 점심 식사 한 끼에 1만원을 훌쩍 넘기는 모습이 어디서나 쉽게 관찰된다. 이 때문에 김밥을 절반만 사 먹거나 1000원대 저가 커피 등 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운사이징' 소비가 확산하며 청년층 식문화가 바뀌고 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반줄 김밥'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은박지에 포장된 작은 크기의 김밥과 이를 펼쳐놓은 사진이 함께 담겼는데, 일반 김밥 한 줄의 절반 수준인 5조각을 포장해 약 2500원에 판매하는 형태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뜻밖에도 호의적이다. 최근 김밥 가격이 한 줄당 5000원을 넘어서는 등 고물가 상황에 식대 부담이 커지자, 반줄 김밥이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각김밥도 좀 큰 사이즈는 거의 2000원 정도 하는데 김밥 반 줄에 2500원이면 먹을 만하다"는 의견이다.
식비 절감 경향은 고정 소비재인 커피와 단품 식사 메뉴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점심마다 1000원대 커피를 마신다는 직장인 박태진씨(30)는 "매일 마시는 커피에 4000~5000원씩 쓰기 부담스러워 동료들도 대부분 저가 커피 브랜드를 애용한다"고 전했다.
'런치플레이션'이 미친 영향은 저가 커피 브랜드의 가맹점 수 증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빽다방의 가맹점 수는 각각 3325개, 2649개, 1712개에 달했다. 신규 개점 수도 각각 657개, 311개, 286개로 집계됐다.
점심시간마다 패스트푸드점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세트 메뉴 기준 5000~7000원 선으로 1만원 이하 식사가 가능한 데다 열량 대비 만족도가 높은 햄버거가 '가성비 한 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공개한 '2026 배민외식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햄버거 주문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청년층 등 물가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저렴한 제품 수요가 커지면서 저가·소용량 먹거리가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비 부담을 낮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가격과 포만감 위주로 식사를 선택해 영양 균형이 떨어질 수 있다"며 "소비자는 식단의 균형을 함께 살피고, 업체도 가성비와 영양을 함께 갖춘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