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시추 뒤 홍게 줄었다"…석유공사, 실제 영향 따져본다
[파이낸셜뉴스]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시추 작업이 실제 어업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는 지를 검증한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대왕고래' 탐사 시추 이후 포항 홍게 어민들이 어획량 감소 등 피해를 주장해온 가운데 시추 전후 어업 생산량을 비교해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시추작업에 따른 동해안 주요 어종의 어업 생산량 변동 조사'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동해안 주요 어종의 장기 어업 생산량 변화를 분석하고, 시추 작업 전후로 나타난 변화를 비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사 대상에는 고등어·정어리 등 회유성 어류와 오징어 등 두족류, 홍게·대게 등 갑각류가 포함된다.
단순히 시추 전후 어획량 증감을 비교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온·염분·수소이온농도(pH) 등 해양환경 변화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어업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시추 작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 지 상대적 영향도를 분석할 계획이다.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해양생물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검토키로 했다.
이번 조사는 대왕고래 탐사 시추를 둘러싸고 제기된 어업 피해 논란과 맞물려 주목된다. 대왕고래 탐사 시추가 진행되자 포항 구룡포 지역 홍게 어민들은 "조업구역 제한과 수중 소음·진동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해상 시위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어민들은 시추 지점 인근이 주요 홍게 어장이라며 피해 대책과 보상을 요구했다.
시추 이후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포항구룡포연안홍게선주협회 측은 대왕고래 탐사 이전과 비교해 홍게 어획량이 50% 이상 줄었다고 주장한다. 해상 시위 참여를 위해 조업을 중단하면서 발생한 손실도 약 7억7000만원에 이른다는 어민 측의 주장이다.
석유공사는 객관적으로 피해가 입증될 경우 보상한다는 원칙을 밝혀왔다. 앞서 실시한 유사 연구에서는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이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는 이번 조사가 향후 시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과거 시추 작업으로 인한 어업 생산량 변화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 및 객관적 사실 확인 목적"이라며 "향후 시추 작업과는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시추와 어획량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될 지 여부다. 어민들이 시추 이후 어획량 감소를 피해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사결과는 피해 여부를 둘러싼 논의의 주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추가 어업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실증자료가 축적되는 만큼 향후 동해에서 추가 시추가 이뤄질 경우 어업 영향을 판단하는 데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