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벼락치기가 레버리지 사태 불러… 사전논의·일관성 필수"[시험대 오른 한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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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레버리지 ETF 넉달만에 상장
시장·투자자 모두 혼란 속 부작용
전문가 "명확한 기준 필요" 조언
정책·감독 중장기 방향성 유지하고
도입 전 업계 목소리도 반영해야
"제도 도입이나 규제 변경 시 업계와 충분한 사전 논의를 진행하고, 준비 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A자산운용사 관계자)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자본시장 정책 수립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빠른 속도로 도입된 제도는 자본시장 안정을 해칠뿐더러 업계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업계에선 당국이 일관되고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벼락치기식 정책 추진 지양해야"
15일 본지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40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책 개선 과제 중 '정책·감독의 일관성 및 예측가능성 제고'가 3위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준비 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정부나 국회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실제 시행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짧아 업계와 투자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영향이 큰 제도는 충분한 준비 기간과 단계적 시행이 필요하다"며 "정책 추진에만 급급하면 금융회사와 투자자 모두 혼란을 겪고, 제도의 수용성도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시장을 뒤흔들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1월 3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이후 약 4개월 만인 5월 27일 상장이 진행됐다. 이후 기본예탁금 상향이 이뤄진 지난 7월 31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6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증권신고서가 당시 좀 일찍 들어왔는데 환율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우려가 많았다"며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혼란 줄이려면 '일관성' 지켜야"
전문가들은 '일관성'도 주요 기준으로 짚었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방향성이 자주 바뀌면 금융회사와 투자자 모두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장기투자 인프라 개선'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히는 만큼, 이를 중심에 두고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편 사례와 같은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기존 ISA의 최대 계약 기간을 줄이고 연간 납입 한도 이월을 금지하는 등 혜택을 대거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수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 1일 다시 계획을 철회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적인 시장 부양보다 장기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일회성 대책이 아닌 안정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정책이 자주 바뀌면 장기투자 유인이 약해지고, 투자자들이 제도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업계 의견 반영 필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장 의견이 부족하면 현실과 맞지 않은 제도가 만들어지고, 시행 후 부작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정책 도입 전 간담회나 세미나가 열리지만, 실제로 발표된 정책을 보면 대부분 업계 의견 반영은 부족하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을 모아 간담회 등을 진행하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는 경우가 있었다"며 "회의 전에 정책 방향이 사실상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는데, 충분한 토론을 통해 최종 정책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 결정 시 다양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광범위하게 노력하겠다"며 "또 금융 정책은 시장과의 적합성도 중요하지만 신속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둘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