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두드리는 외국기업들… 증권업계 주관사 경쟁도 치열
美인제니아 등 IPO 잇단 추진
삼성證, 美 ETI 코스닥 상장 주관
미래에셋證, 印 어피닛 예심 청구
과거 中 제조기업 중심이던 IPO
바이오·핀테크 분야로 다양해져
중국기업의 잇단 부실 사태 이후 사실상 닫혀 있던 외국기업의 코스닥 문이 다시 열리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상장을 완주한 데 이어 미국 바이오와 인도 핀테크 기업들이 후속 주자로 대기하고 있다. 국내 IPO 경쟁이 포화된 증권사들도 해외 발행사 확보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지난달 18일 한국주식예탁증권(KDR)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직접 상장한 사례로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인제니아는 공모가 1만2000원으로 출발해 상장 첫날 1만7990원에 마감, 공모가 대비 49.9% 상승하며 관심을 모았다. 외국기업 IPO가 추진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상장과 거래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IB업계도 주목했다.
삼성증권은 후속 주자도 확보했다. 미국 델라웨어 법인 엑소디스커버리 테크놀로지스(ETI)가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ETI는 UNIST 연구진의 엑소좀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액체생검 기업으로 미국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에 국한됐던 외국기업 IPO의 외연도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인도에서 금융 플랫폼 '트루밸런스'를 운영하는 어피닛은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사, 하나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바이오기업 브리즈바이오와 이노크라스,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등의 국내 IPO를 추진 중이다. 브리즈바이오는 외국기업 기술특례상장에 필요한 기술성평가에서 AA·A 등급을 확보했다.
해외 증시에 이미 상장된 기업을 국내로 다시 끌어들이는 시도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NYSE 상장사를 포함한 해외 상장기업들과 KDR을 활용한 국내 2차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중국고섬 사태 이후 사실상 끊겼던 해외 상장기업의 국내 2차상장이 재개되는 셈이다.
최근 후보군은 과거 중국 제조기업 중심의 외국기업 상장 붐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 바이오·기술기업과 인도 핀테크 등으로 국가와 업종이 분산됐고, 해외 현지에서 실제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들이 한국 증시를 추가 자금조달 시장으로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경쟁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우량 IPO 후보를 둘러싼 주관 경쟁이 격화되자 발행사 소싱 영역을 해외로 넓히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각각 해외기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서 해외 발행사 발굴력이 ECM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다만 인제니아 한 곳의 상장만으로 외국기업 IPO 시장의 부활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남은 회계 투명성과 내부통제, 해외 사업 실체 검증은 여전히 넘어야 할 문턱으로 꼽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기업 상장 자체가 희소했다면 이제는 어느 증권사가 해외에서 검증된 기업을 먼저 확보할 지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