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수처 법왜곡죄 입건 불과 4개월만에 240건…수사 공백은 '우려'
6월 69건서 171건 늘어…종결 59건·이첩 23건·수사 중 97건
단독 사건 수사권 여전히 불명확…병합 사건은 직접 수사
[파이낸셜뉴스] 검사, 판사, 경찰 등 사법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지난 3월 도입된 법왜곡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입건된 관련 사건이 4개월만에 240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가 법왜곡죄 단독 사건은 수사권이 명확하지 않아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반면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수사대상 범죄와 함께 고발된 사건만 직접 수사하고 있어 수사권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공수처에 입건된 법왜곡죄 관련 사건은 지난 7월 31일 기준 총 240건으로 집계됐다.
앞서 6월 15일 기준 공수처에 입건된 법왜곡죄 관련 사건은 총 69건이었다. 당시 49건이 수사 중이었고, 10건은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 또 다른 10건은 불기소 처분됐다.
한달 반 사이 법왜곡죄 입건 사건은 171건이 급증했다. 증가율로는 약 248%로, 전체 사건 규모는 기존의 약 3.5배로 늘어난 셈이다.
7월 말 기준 240건 처리의 현황은 종결 59건, 다른 수사기관 이첩 23건, 수사 중 97건 등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61건의 구체적인 처리 단계는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법왜곡죄는 법관이나 검사, 범죄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자 등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인멸·은닉·위조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으로 지난 3월 12일 시행됐다. 240건에는 법왜곡죄 혐의만 단독으로 제기된 사건과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다른 혐의가 함께 제기된 사건이 모두 포함됐다.
문제는 법왜곡죄 단독 사건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법왜곡죄 단독 사건의 경우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공수처 수사대상 범죄와 법왜곡죄가 함께 제기된 사건은 직접 수사 중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왜곡죄 단독 사건의 경우에는 다른 수사기관에도 이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왜곡죄가 다른 혐의와 포함된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하고 종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동운 공수처장도 지난 6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법왜곡죄와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가 함께 고발된 경우에는 공수처 수사대상으로 보고 수사하지만, 법왜곡죄 단독 사건은 공수처법이 자동 개정되지 않아 수사대상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단독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수처는 법왜곡죄로 고발된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을 국수본으로 이첩했다. 오 처장은 지난 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신설된 법왜곡죄가 공수처 수사대상에 포함되는지 불명확한 점을 '입법 공백'으로 지적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왜곡죄 단독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공수처법이나 이런 규정은 안 돼 있다"며 "공수처 입장에서는 공수처법에 명확하게 들어갔으면 한다는 입장인데, 법 개정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 6월 '법왜곡죄의 구성요건 해석 및 시행 초기 수사 실무 대응 방안 연구' 용역에도 착수했다. 구성요건과 주관적 요소 입증 기준, 단순 불복성 사건 선별, 수사 착수 및 관할·이첩 등 실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연구 결과는 내달 나올 예정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 실무 기준 마련과 별개로 법왜곡죄 단독 사건의 수사권을 명확히 하는 문제는 공수처법 개정과 맞물려 있다"며 "관련 사건이 240건까지 늘어난 상황인 데다, 수사대상을 둘러싼 입법 공백이 이어지면서 국회의 법 개정 여부가 주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