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재개발·재건축 '첫 단추'부터 돕는다...주민 의사결정 지원 확대
정비사업 초기단계 어려움 겪는 곳에
입안 요건 검토 등 실질 지원 나서
동력 꺼지지 않고 추진에 힘싣기
[파이낸셜뉴스] 재개발·재건축은 첫 단추를 끼우기가 가장 어렵다. 사업성이 있는지,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초기에 추진 동력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런 초기 단계의 불확실성을 덜어 주는 '주민 의사결정 지원' 사업을 올해 대폭 확대한다.
부동산원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지난해 도입한 '주민 의사결정 지원(개략 사업성 검토)' 사업을 올해도 본격 추진한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 조치로, 정비사업이 첫발을 떼는 단계부터 공공이 개입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법령과 조례상 입안 요건을 충족하는지, 사업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 지식과 비용이 드는 이 판단을 주민들이 스스로 하기는 쉽지 않고, 추진 절차도 복잡해 사업이 첫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기 추진 동력이 약해지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아예 무산되기도 한다.
정비사업이 초기에 좌초되면 그만큼 도심 주택공급도 뒤로 밀린다. 공공이 초기 판단을 거들어 사업의 첫발을 안정적으로 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원은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정비사업 초기의 공공지원 기능을 넓히고 있다. 우선 법령과 조례에 따른 입안 요건을 검토해 주고, 주민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개략적인 사업성을 따져 준다. 개략 건축설계로 사업 규모를 잡은 뒤 종전·종후 자산의 시세를 조사하고 사업비를 추정해 수지를 가늠하는 방식이다.
주민들이 감에 의존하던 사업성 판단을 구체적인 수치로 바꿔 주는 것이다. 개략 사업성 검토는 주민들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접을지를 초기에 합리적으로 판단하도록 돕는 핵심 절차다. 여기에 절차와 제도를 알기 쉽게 풀어 주는 '찾아가는 정비사업 사랑방'을 열어 주민을 직접 찾아가고, 지방자치단체의 입안 판단을 돕는 사전 검토도 지원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이 사업은 12개 지자체 27개 구역을 지원하며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단순 상담에 그치지 않고 컨설팅 이후 입안 동의서 징구와 추진위원회 구성, 정비계획 작성 등 후속 절차로 이어지며 입안 단계의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사업성이 불투명해 머뭇거리던 구역이 컨설팅을 계기로 다시 움직이는 사례도 나왔다.
올해는 지원 구역을 늘리고, 지원이 끝난 뒤에도 지역별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한 차례 컨설팅으로 끝내지 않고 주민의 의사결정이 실제 입안 절차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챙기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부동산원이 최근 강조해 온 '실행'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헌욱 부동산원장은 지난 7일 부동산시장 점검회의에서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와 수단을 마련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정비사업의 병목 해소를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는 5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를 겨냥한 '핀셋 지원'과 함께, 지연의 주요 원인인 공사비 갈등과 조합·시공사 간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13일 수도권 공급 확대를 담은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은 데 발맞춘 움직임이다.
부동산원은 지난 7월 새 비전으로 '부동산 정책인프라기관'을 내걸고 주택공급지원본부를 신설했다. 시장 통계·관리 기관에서 정부 공급정책을 현장에서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넓혀 왔다.
앞으로 시장 데이터 분석에서 사업장별 공급 점검, 지연 요인 파악, 갈등 조정, 정부 제도개선 지원으로 이어지는 정책 지원 체계를 갖춰 나갈 계획이다. 주민 의사결정 지원 사업은 그 전환을 현장에서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업인 셈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도심 내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면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서 사업 추진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주민 의사결정 지원과 입안 요건 검토, 찾아가는 설명회 등 정비사업 초기 단계의 공공지원 기능을 확대해 도심 주택공급 기반 마련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