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제주지사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 넘어 저장·활용 중심의 전력시스템 전환 필요"
[파이낸셜뉴스]위성곤 제주지사가 2035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를 넘어 저장·활용 중심의 전력시스템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해상풍력은 제주 내 계통 연계보다 국가계통 우선 접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 지사는 지난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된 전력을 최대한 저장·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2035 탄소중립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SS·전기차-그리드(V2G) 등 유연자원을 확충하고 전력시장·요금체계를 개선해 화력발전을 보완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도정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는 해상풍력 정책을 짚었다. 위 지사는 "해상풍력의 경우 제주 계통에 접속시키려던 노력이 이익공유 1300억원 문제 때문에 좌초됐다고 판단한다"며 "국가계통 우선 접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가 초속 8.5m 안팎의 우수한 해상풍력 자원을 갖고도 육지에서 50㎞가량 떨어져 활용이 제한적인 만큼, 고압직류송전(HVDC)으로 수도권까지 전력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산의 조건으로 주민참여형 이익공유 모델을 꼽았다. 한림해상풍력(100㎿, 시설투자 6300억원) 사례를 들어 "수원리·한수리·기덕1리 3개 마을 주민 약 840명이 총 300억원을 투자해 올해 13% 수익률을 냈고, 수익의 20%를 출산장려금·장학금 등 마을 공동기금으로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이 저리 대출로 투자금을 마련해 자기 돈 없이도 수익을 얻은 구조라며, 이 모델을 도민 전체가 누릴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과의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제주도는 서울의 공공기관·기업이 제주의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해 생산 전력을 장기 구매하면, 제주엔 투자재원을 서울엔 재생에너지 조달 기반을 제공하는 협력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수소와 관련해 제주도는 재생에너지가 많을 때 버려지는 잉여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는 2025년 전국 최고 수준인 24.3%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기록했으며, 정부의 공급의무화제도(RPS) 폐지에 따라 전력구매계약(PPA) 시장에 물량이 늘면서 단가가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일 도내 최초 직접PPA 계약이 체결돼 이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실증사업이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에는 "기업 유치→산업 육성→일자리·수출 확대→도민 이익 환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가파도 탄소없는섬(CFI) 실증으로 풍력 유지관리 기업과 교육과정 등 일자리를 창출한 경험을 가파도 RE100·V2G·히트펌프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위 지사는 전기차·히트펌프 등 친환경 수요자원 보급에 대한 국비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올해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 914억원 중 국비 비중은 61%(560억원), 히트펌프 보급사업 예산 344억원 중 국비는 40%(138억원)에 그친다. 전기차 보급이 늘수록 지방세수는 줄고 재정부담은 커지는 구조여서 국비 확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제도 개편 필요성도 제기했다. 위 지사는 "한전 주도로 만들어진 현재 요금체계로는 히트펌프 등 분산에너지 시대에 맞는 수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며 "제주가 주도적으로 전기요금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 여건에 맞춰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면 첨단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