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증권사 채권서 4.5조 날렸다…헤지해도 1.8조 손실 [fn마켓워치]
2025년 하반기~올 상반기 채권운용손실 4.5조
금리헤지 반영해도 1.8조 마이너스
기준금리보다 시장의 '최종금리 기대'가 손익 좌우
여신성 익스포저 90조…고금리 충격 건전성으로 이동
[파이낸셜뉴스] 시장금리 급등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채권에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운용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관련 헤지손익을 반영하고도 손실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했다.
고금리 충격이 채권운용손실에 그치지 않고 기업금융 자산의 회수 지연과 조달비용 상승 등 증권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서 4.5조 손실…헤지해도 1.8조
1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업은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이자율 관련 헤지 전 기준 약 4조5000억원의 채권운용손실을 인식했다. 헤지손익을 포함해도 손실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인상 기대로 돌아서면서 시장금리가 먼저 뛰었고,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 간 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다만 올해 2·4분기에는 정책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줄면서 채권운용손실도 1·4분기보다 감소했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익이 기준금리의 절대 수준이나 인상 자체보다는 정책금리 기대 변화가 반영된 시장금리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증권사 채권운용손익과 국고채 3년물 금리 변동폭의 상관계수는 -0.62로, 기준금리와의 상관계수 0.17보다 뚜렷한 음(-)의 관계를 나타냈다. 음(-)의 관계는 두 변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즉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오를수록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익은 나빠지고, 금리가 내릴수록 채권운용손익은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 시장이 향후 금리경로를 얼마나 빠르게 선반영하느냐가 증권사 채권운용손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비슷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에 앞서 오른 2016년 4·4분기 증권업에서 약 1조원의 채권운용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금리가 먼저 상승한 2020년 4·4분기에도 약 1조2000억원의 손실이 났다.
■고금리 충격, 이제 '건전성 관리'로
문제는 금리 상승의 충격이 채권운용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증권사의 사업구조가 바뀌면서 금리 상승의 영향이 리테일 실적 감소와 조달비용 상승, 회수시장 위축, 운용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6월 말 증권업권의 여신성 익스포저는 약 90조원까지 불어났다. 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비부동산 기업금융 자산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 기업금융은 차주의 영업현금흐름뿐 아니라 차환과 자산매각, 기업공개(IPO) 등 특정 회수 경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수요 위축이나 담보가치 하락으로 자산 회수가 늦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증권사의 조달비용 상승과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연구원은 "이에 따라 증권사별 익스포저 증가 속도와 자산 구성뿐 아니라 만기연장과 셀다운 지연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금리 상승의 충격은 채권운용손실을 넘어 기업금융 자산의 회수 지연과 조달비용 상승, 유동성 부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회수시장 투자수요 위축이나 담보가치 하락으로 자산 회수가 지연될 경우 증권사의 조달비용과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금리의 움직임과 함께 증권사별 익스포저 증가 속도, 만기연장 및 셀다운 지연 여부 등이 건전성 관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